국부론(애덤 스미스)
“나이 들어 읽으니 더 맛이 있어요. 안 보이던 것도 보이게 되더라고요.”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은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시장경제의 아버지라 불리는 영국 고전파 경제학 시조인 애덤 스미스 (Adam Smith)의 ‘국부론’을 들었다.
윤 위원장은 국부론에 대해 ‘시장경제의 프레임을 만든 책’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남들이 해 놓은 것을 보고 덧붙여 발전시키기는 쉽지만 국부론은 중상주의(비판), 재정, 조세, 시장경제 원리 등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냈다는 의미다.
애덤 스미스가 만든 새로운 프레임은 당시 절대왕정의 중상주의 개입에 반대하는 ‘자유방임’ 주의다. 이 프레임은 책에서는 딱 한 번밖에 언급되지 않지만 개인의 이기심 발현이 사회 이익을 만들어 낸다는 ‘보이지 않는 손’(가격) 표현으로 주류 경제학의 뿌리를 이루게 된다.
이어 “당시 이 책이 출간됐을 시기가 18세기 말이라고 본다면 혁신적”이라며 “아주 직관적이고 대단한 혜안이다. 그때 제국주의(절대주의) 국가들이 식민지가 경제학적으로 더 부담된다는 것을 깨닫고 식민지를 포기했더라면 세계가 더 평화로워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 금융질서의 출발은 알린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의 성립 과정을 역사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성립 과정에서의 영국과 ‘미국 간의 갈등, 케인즈라는 경제학자의 행보가 인상적이었다는 게 윤 위원장의 서평이다.
윤 위원장은 “한 나라의 통화가 전 세계가 쓰는 돈(기축통화)이 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2차 세계 대전을 무대로 일종의 무협지와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며 “어떻게 그런 회의가 브레턴우즈라는 뉴햄프셔의 ’촌구석‘에서 열렸는지 궁금증이 컸는데 그 해답을 책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슈퍼자본주의 로버트 라이시가 미국 사회의 경제 현실을 비판적으로 저술한 책이다. 그는 “책은 미국 사람이 일의 노예처럼 살면서 즐기지 못하고 부부가 같이 열심히 일해야 겨우 한 가정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책에는 로버트 라이시가 과거 클린턴 행정부의 노동부 장관직을 돌연 사직한 일화가 나온다. 로버트 라이시는 노동부 장관을 바쁘게 수행하다 어린 아들로부터 ‘얼굴없는 아빠’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급기야 어느 날 그의 아들은 엄마에게 출근하는 아빠를 볼 수 있도록 꼭 깨워달라고 부탁을 했고 이 얘기를 들은 라이시는 사표를 제출한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돈벌이에 급급해 가족과 인간관계 등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