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국내 금융 자산 규모가 3000억달러(약 339조원)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투자에 열을 올린 개인 금융자산이 크게 늘며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코로나19 회복세와 맞물려 향후 5년간 확장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더해졌다.
| 서울 송파구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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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글로벌 웰스 2021’(Global Wealth 2021)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국내 총자산 규모가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BCG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개인 보유 금융자산 규모는 지난해 3조5000억 달러 대비 8.5%(3000억 달러) 증가한 3조800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체 금융 자산의 6.7%에 해당하는 규모다.
BCG는 보고서에서 “국내 개인 금융자산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매년 평균 6.3%씩 증가해 왔다”며 “앞으로도 연평균 5.5%씩 성장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5년 후인 2025년에는 4조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국내 개인 보유 부동산 자산 규모는 6조9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6% 증가했다. 최근 몇년새 국내 집값이 빠르게 상승했지만 글로벌 추세와 비교하면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BGC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체 개인 보유 부동산 자산규모 증가율은 7%로 한국보다 높았으며 아태지역은 10%로 더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밖에 국내 개인 부채규모 증가율은 약 7%로 글로벌 평균(5%) 보다는 조금 높지만 아태지역(10%)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향후 5년간 국내 금융 자산 변동 추이 전망(단위:1조 달러/자료=BC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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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는 보고서에서 ‘슈퍼 리치’(부동산 제외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상위 개념인 ‘울트라 리치’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트라 리치’는 개인 총자산이 1억 달러(약 1112억원)를 넘는 부자를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6만 명의 ‘울트라 리치’가 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9%씩 늘고 있다. 현재 울트라 리치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이지만 10년 내 중국이 미국을 제칠 것이라는 예상이 더해졌다.
BCG는 또 울트라 리치가 늘면서 부자들의 성향도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산가들은 예전과 비교해 리스크를 선호하고 장기투자를 좋아하며 단순 수익 추구뿐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기를 원한다는 게 BCG 측 설명이다.
김윤주 BCG 코리아 MD파트너(매니징디렉터파트너)는 “전 세계 자산 시장이 코로나19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자산가들의 세대교체 역시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이들의 성향이 예전 자산가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패밀리 오피스나 프라이빗 뱅킹, 신탁 솔루션 등 자산관리 사업 측면에서는 빠르게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