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e사람]"건강·장수 비결인 좋은 균 찾아 전국 돌아다녀"

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
DNA만으로는 해독불가…'마이크로바이옴' 주목
4000종 이르는 균주 라이브러리 '보물창고'
헬리코박터 억제·피부·대사 관련 유산균 연구 집중
  • 등록 2018-03-08 오전 6:00:00

    수정 2018-03-08 오전 6:00:00

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은 인체와 공생할 좋은 균을 찾고 이것을 상품화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인간과 공생관계에 있는 좋은 미생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용인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서 만난 심재헌 소장은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를 몇 번이고 강조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우리 신체 내 미생물 정보를 의미한다. 유전자 정보인 DNA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질병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고리로써 ‘제2의 게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DNA 지도가 완성되면 인간이 겪는 많은 질병을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남아 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전자뿐 아니라 후천적으로 체내 생기는 미생물도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심 소장은 보통 인간은 체내 세포보다 10배나 많은 균과 함께 생활하는 만큼 좋은 균과의 공생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균들이 만들어내는 대사 산물이나 면역에 작용하는 기능 등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좋은 균이라는 의미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찾아내고, 또 이것을 상품화하기 위한 연구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균을 발견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표현하는 ‘맨땅에 헤딩하기’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1986년 연구소에 입사해 2014년부터 연구소를 책임지는 심 소장에게 약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새로운 유산균을 찾기 위해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을 돌아다니며 건강한 신생아의 분변을 수거했던 일을 꼽았다.

또 지난해에는 연구소 차원에서 김치나 젓갈류 등 발효식품에서 나오는 유산균을 찾기 위해 전국의 전통시장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사람의 몸이나 발효유에서 나온 유산균이 인체에 들어갔을 때 더 좋은 기능을 할 수 있으며 정착률도 높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하지만 심 소장은 김치 등 식물체에서 발견된 균도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얼마든지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이 연구소는 식물성 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새로운 균을 발견했다고 해도 쉽게 제품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균을 자라게 한 후 하나씩 분리해 우리 몸에 유익한 유산균인지 판단한다.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잘 자라고 어떤 특성을 보유했는지를 확인한 후 균주 라이브러리에 보관한다. 기능이 있든 없든 우선 보관을 하는데, 이렇게 보관 중인 균주만 현재 약 4000개다. 이후 목적에 맞는 균을 선택해 동물 실험과 임상실험 등을 거치는데 균주 찾기부터 제품 적용까지는 통상 3~5년이 걸린다.

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심 소장은 4000여종의 균주를 보관 중인 ‘균주 라이브러리’를 ‘보물창고’라고 부른다. 균주마다 다른 기능을 발휘하는 만큼 더욱 다양한 제품을 만들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국내 식품업계 최다인 4000여종의 균주를 보관하고 있으며 특허 등록 142건, 특허 균주 56종, 자체 개발 유산균 22종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위장질환의 요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다. 피부 보습과 주름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유산균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받아 상품화를 준비 중이다. 체지방을 효과적으로 낮춰주고 중성지방을 억제하는 균은 임상에서 효과를 확인한 단계에 이르기도 했다.

심 소장은 중·장기적인 목표가 건강한 삶을 마지막 순간까지 영위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핵심은 역시 프로바이오틱스다. 유산균이 면역력부터 대사성 질환과 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적당히 조절해 건강유지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내적인 건강뿐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아름답게 나이 들 수 있도록 노화와 관련한 연구도 장기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심 소장은 “인체 건강에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계속 발굴해 내고 체내 수많은 미생물을 연구해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것”이라며 “프로바이오틱스가 인간의 장기적인 수명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건강사회 건설이라는 창립정신을 구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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