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대책 규제 비껴난 부산…청약 열기 ‘앗 뜨거워’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신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는 한화건설의 ‘부산 부산진구 연지 꿈에그린’ 아파트였다. 이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228.3 대 1에 달했다. 481가구 모집에 무려 10만9805명이 몰린 것이다.
지난 1월 부산에서 나란히 분양한 부산진구 전포동 ‘유림 노르웨이숲’과 강서구 명지동 ‘부산명지국제 사랑으로 부영’ 아파트 역시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47.9대 1, 23.5대 1로 각각 나타났다. 해운대구에서도 경쟁은 치열했다. 롯데건설이 3월 분양한 해운대구 ‘롯데캐슬 스타’는 578가구 모집에 3만3487명이 청약해 1순위에서 평균 57.94대 1로 마감했다.
이같은 높은 청약경쟁률은 부산이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 대책’의 핵심 규제를 비켜간 영향이 크다. 11·3 대책에 따라 부산 해운대·남·수영·동래·연제구 등 5곳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1순위 청약 요건이 까다로워졌다. 그러나 현행 주택법상 지방 민간택지의 경우 분양권 전매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서울 등 다른 조정대상지역들과 달리 전매 제한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팀장은 “부산은 아파트 분양권에 적지 않은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돼 있는 데다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까지 발생하고 있어 분양시장 뿐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도 당분간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 반도체공장·SRT 개통 호재… 평택 고덕신도시 흥행 성공
지난달 동양건설산업이 고덕신도시에 분양한 고덕 파라곤(597가구)도 2만9485명이 청약 통장을 꺼내 평균 49.4대 1로 경쟁률 5위에 올랐다. GS건설(006360)이 시공한 고덕신도시 자연&자이는 역시 28.8대 1의 경쟁률로 8위에 오르는 등 고덕신도시 아파트 3곳이 1분기 청약경쟁률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와 SRT 개통, 미군기지 이전 등이 맞물리며 고덕신도시가 수요자들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부산과 평택이 청약시장에 선전하면서 전국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지난 2월 평균 1.96대 1에서 3월에는 16.6대 1로 높아졌다.
중형아파트 수요 여전…작년 분양권 거래량 절반 차지
청약시장 양극화는 공급 면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1~2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아파트가 주목받고 있지만 가족 단위인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어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인 중형아파트는 여전히 청약 경쟁률과 분양권 거래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청약 1순위 경쟁률 상위 10개 아파트 중 8곳은 전용면적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약경쟁률 2위를 차지한 ‘캐슬 파밀리에 디아트 세종’ 전용 84㎡형은 1순위 경쟁률이 무려 2048대 1을 기록했다.
분양권 거래 있어서도 전용 84㎡ 아파트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국토교통부 분양권 실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용 84㎡짜리 아파트는 7만4923건이 거래됐다. 같은 기간 총 분양권 거래량(15만9525건)의 절반 수준이다. 김서현 리얼투데이 리서치실 연구원은 “최근 1~2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가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방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