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분석]삼광글라스, 당신 손에 든 소주병은?

참이슬·카스병 제조회사, 유리병 자체는 수익성 낮아
밀폐용기 ‘글라스락’…군장에너지 등 子회사 가치 주목
OCI계열로 창업주 3세로 넘어오면서 계열분리 진행중
  • 등록 2015-06-21 오전 10:18:28

    수정 2015-06-21 오전 10:18:28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과자시장에 ‘벌꿀’ 열풍이 불었다면, 소주시장의 최근 트랜드는 확실히 ‘과일맛’ 나는 저(低)도주가 대세다. 롯데주류(순하리), 무학(좋은데이 컬러시리즈)에 이어 하이트진로가 ‘자몽에이슬’을 출시했다. 이런 술을 담는 소주·맥주병을 만드는 곳은 따로 있다. 상장회사 중에 삼광글라스(005090), 금비(008870) 정도가 있고 동원시스템즈(014820) 자회사 테크팩솔루션도 병을 만든다.

주류브랜드를 기준으로 보면, 참이슬후레시·자몽에이슬(하이트진로)·카스(OB맥주) 병은 삼광글라스, 처음처럼·순하리·클라우드(롯데주류)는 테크팩솔루션의 납품비중이 높다. 일부 브랜드는 복수업체가 공급하고 일부는 독점공급이다. 카스와 클라우드는 삼광글라스와 테크팩솔루션, 참이슬은 삼광글라스와 금비가 복수 공급자다. 처음처럼 순하리는 현재 테크팩솔루션이 전부 납품한다. 금비는 무학소주에도 공급한다.

유리병보다는 글라스락과 子회사 가치 주목

최근 저도주 열풍으로 병 납품업체들도 매출도 크게 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엄밀히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내용이다. 규사·소다회·석회석 등을 재료로 만드는 유리병은 상당수가 재활용된다. 식당이나 가정에서 유리병을 분리수거하는 것도 재활용을 위해서다. 음료나 주류 판매가 늘면 자연스레 유리병 제조수량도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활용 수요를 감안하면 최근 저도주 열풍으로 병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삼광글라스는 크게 △유리병(소주·맥주·음료) △강화유리밀폐용기(글라스락) △캔 사업부가 주력이다. 매출비중은 각각 30% 안팎이다. 최주홍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광글라스의 유리병사업이 지금까지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설비 정상화와 갈색병(맥주) 보수작업 마무리로 소폭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분야는 글라스락으로 잘 알려진 강화유리밀폐용기 분야다. 캔 분야는 맥주와 음료캔을 납품하고 있지만, 원자재(알루미늄)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본업외에 또다른 투자포인트는 자회사 가치다. 삼광글라스가 이테크건설(016250)과 군장에너지 지분을 각각 30.7%, 25% 가지고 있다. 별도로 이테크건설이 군장에너지 지분 47.7%를 소유 중이다. 이테크건설은 주택건설보다는 플랜트(엔지니어링)에 주력하는 곳으로 국내비중이 높다. OCI계열사 설비와 함께 관급공사 등이 주된 매출처다.

군장에너지는 전북 군산산업단지에 증기(스팀)를 제공하는 동시에 발전과정에서 나오는 전력을 판매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 2118억원에 영업이익 653억원으로 이익률이 30%에 달한다. 회사 측은 최근 증설이 완료된 3기(60MW) 가동으로 올해 실적 개선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스트증권은 자회사 실적개선으로 삼광글라스의 지분법이익이 지난해 215억원에서 올해 26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OCI그룹계열…사실상 계열분리 진행 중

삼광글라스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회사다. 공정거래법상 OCI그룹 소속이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사실상 계열분리 단계를 밟고 있다. OCI그룹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렸던 고(故) 이회림 명예회장의 2세들이 현재 계열사를 나눠서 이끌고 있다. 크게 보면△장남 이수영 회장이 이끄는 OCI 계열(태양광) △차남 이복영 회장의 삼광글라스 계열△삼남 이화영 회장의 유니드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삼광글라스는 2005년 6월 OCI(당시 동양제철화학)가 지분율을 39.41%에서 17.06%로 축소하는 동시에 이복영 회장이 22.04%를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OCI가 잔여지분을 이 회장의 자녀 3명 등에게 매각하는 등 순차적으로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 삼광글라스 주주는 이복영 회장과 이 회장의 장남 이우성(38) 이테크건설 전무(5.54%), 차남 이원준(32) 삼광글라스 상무보(8.84%), 장녀 이정현(39)씨(2.12%) 등 일가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자녀들의 지분은 삼광글라스 자회사에도 있다. 이 전무는 2013년 OCI로부터 이테크건설 지분 5.14%도 매입해 보유 중이다. 특히 ‘알짜 비상장계열사’ 군장에너지 지분도 이 전무와 이 상무보가 각각 12.15%, 12.23% 보유하고 있다.

OCI그룹은 아직 창업주 2세들간 완전한 지분 분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룹의 ‘맏형’격인 OCI 지분을 2세들이 나눠서 보유중이고, 삼광글라스와 유니드에도 형제간 교차 지분이 있다. 다만 창업주 3세들까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지분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거나 상징적인 지분만 남기면서 계열분리 그림을 점차 완성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삼광글라스가 만드는 강화유리밀폐용기 글라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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