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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는 게 포인트다. 끓는 물에 삶는 게 아니라 섭씨 80도께 물에서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을 천천히 삶는다. 세고 짧게 조리하는 게 아니라 수비드(sous vide) 방식처럼 덜 세고 느리게 익힌다. 다 삶은 해기스는 얼음물에 넣어서 식힌다. 이 과정을 거쳐야 잡내를 다소 잡을 수 있고, 속에서 풍미가 살아난다. 내용물은 푸딩에 가까울 정도로 부드럽다.
현지인들은 주식으로 즐긴다. 당근과 순무를 갈아서 삶은 음식과 감자를 곁들여서 같이 먹는다고 한다. 스카치 위스키와 함께 안주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약간은 텁텁한 맛의 하기스가 독주를 잡아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스코틀랜드 대표 시인 로버트 번즈는 하기스를 찬양하는 시를 쓰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번즈의 생일이 돌아오는 매해 1월25일에 하기스와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는 전통이 있다.
실제로 조리 방식의 우리네 순대와 비슷해서 혹자는 영국판 순대라고도 한다. 이런 이유에서 하기스를 아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순대를 접하고서는 `코리안 하기스`(Korean haggis)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