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그녀는 가라"… 21세기형 신데렐라 4인4색

뮤지컬 '신데렐라' 주역 꿰찬
서현진·윤하·안시하·백아연 매력 비교
'정 많고 따뜻한' 안데렐라
'장난끼 사랑스런' 서데렐라
'씩씩하고 당찬' 윤데렐라
'귀엽고 풋풋한' 백데렐라
원작에 '혁명' 더하고 왕자에 조언 날려
  • 등록 2015-09-24 오전 6:17:39

    수정 2015-09-24 오후 10:53:38

유리구두를 꿰찬 배우 안시하(왼쪽부터), 윤하, 서현진이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근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막내 신데렐라 백아연은 10월 중순부터 무대에 올라 이날 자리에는 함께하지 않았다(사진=김정욱기자 98luke@).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씩씩하고 당차다’ ‘사랑스럽다’ ‘풋풋하다’ ‘따뜻하다’. 4인4색이다. 무려 4명이 돌아가며 ‘신데렐라’를 맡는다. 상대역에 나선 엄기준, 양요섭, 산들(B1A4), 켄(빅스) 등 크리스토퍼 왕자 4인의 케미(호흡)까지 합하면 4인16색의 조합이다.

‘신데렐라’로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윤하가 열연을 펼치고 있다(사진=김정욱기자 98luke@).
뮤지컬 ‘신데렐라’가 한창 공연 중인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 더이상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동화 속 신데렐라는 없었다. 일부러 ‘유리구두’를 벗어 무도회장에 남겨놓고, 왕의 자질을 의심하는 왕자에게는 정치적 조언을 할 정도로 당찬 신데렐라만 있다. 21세기형 신데렐라라 부를 만하다.

국내 여배우 중 유리구두를 처음 신게 된 4인의 주인공은 뮤지컬배우 11년차 안시하(33)와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서현진(30),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하는 윤하(27)와 백아연(22)이 그들이다. 춤과 노래, 연기는 기본이고 변복기술까지 선보이는 이들 4인을 비교해봤다. 어떤 신데렐라를 봐야 할지 아직 고민이라면 참고해도 좋을 듯. 물론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

3초 안팎 의상 바뀌어…기술점수 봐줘야

“멘탈 붕괴의 연속이다”(윤하), “건강식품에 의존하고 있다”(서현진), “연습은 변복 테스트로 시작해 그걸로 마무리된다”(안시하). 신데렐라를 연기하는 여배우들은 “기술 점수가 필요할 정도”라며 의상 바꿔 입는 일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뮤지컬 ‘신데렐라’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사진=김정욱기자 98luke@).
작품은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신데렐라’의 라이선스버전. 음악과 대본만 따왔고 의상과 무대, 안무 등은 국내 제작진이 다시 만들었다. 그중 백미는 요정 마리가 마법으로 2~3초만에 누더기 옷을 화려한 드레스로 바꿔놓는 의상 체인지 장면이다. “이 장면을 위해 준비하는 스태프가 어마어마하다. 브로드웨이에서는 변복을 위해 무대 뒤로 나가 속치마를 벗고 다시 들어오는데 국내에서는 다르다. 제작진이 직접 개발했다. 연습실에서 항상 하는 일이 변복 테스트였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부담이 크다. 매 순간 집중해야 한다”(안시하).

이 변복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마술사 신지현까지 영입했다. 의상 제작에만도 3개월이 걸렸다. 서현진도 “의상담당과 마술담당이 함께 기술적인 테크닉을 구현한다”며 “살이 빠질 정도로 고생한다”고 전했다. 윤하는 “노래는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뭐했나 싶을 정도”라며 실수담을 잇달아 털어놨다. “첫 공연 왈츠를 추는 장면에서 점프를 하다가 속치마가 내려가 자연스럽게 춤추며 무대 밖으로 나가 수습을 한 적이 있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유리구두를 꿰찬 배우 안시하(왼쪽부터), 윤하, 서현진이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근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막내 신데렐라 백아연은 10월 중순부터 무대에 올라 이날 자리에는 함께하지 않았다(사진=김정욱기자 98luke@).
개막한 지 2주여. 이젠 ‘펑’하고 연기가 나는 찰나 의상이 바뀌는 장면에서 객석의 탄성이 나올 정도로 정교해졌다. 연기도 안정적이고 대사 처리도 매끄러워졌다. 이후 큰 실수도 없었다.

‘개구쟁이’ 신데렐라와 ‘당한’ 신데랄라

흥행파워는 서현진과 윤하가 견인 중. 서현진은 최근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먹방여신으로 주목받으며 종횡무진 활동 중이다. 청순한 외모에 다양한 표정으로 사랑스러우면서도 개구쟁이 같은 신데렐라를 연기해낸다. “전형적인 동화 속 주인공처럼 연기하려 하지 않는다. 주위의 아는 사람인 것처럼 신데렐라를 봐줬으면 좋겠다.” 이에 비해 윤하는 솔직하고 당찬 신데렐라로 관객에게 또다른 매력을 어필 중이다.

안시하는 앙상블에서부터 시작해 주연까지 꿰차게 된 노련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다른 배우들이 보여줄 풋풋함을 가질 순 없다. 대신 경험으로 승부한다. 좀더 성숙한 면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백아연은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10월 18일 첫 무대에 오른다. 제작진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신데렐라 역할을 담당하지 않을까”라고 귀띔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마케팅용 아이돌 캐스팅’ 논란은 백아연의 데뷔무대 이후에야 판가름날 전망이다.

자의식 강한 왕자…동화와 뭐가 다른가

계모와 의붓언니들의 심술에 시달리던 착한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 인생역전의 기회를 맞이한다는 원작의 기본흐름은 그대로다. 다만 자의식 강한 크리스토퍼 왕자가 눈길을 끈다. 왕자는 자신이 과연 왕이 될 자질이 있는지를 고민하는 신중한 청년으로 등장한다. 두 언니 역시 원작과 다르다. 맏언니 가브리엘은 혁명가와 사랑에 빠져 신데렐라의 비밀을 공유하고 신데렐라가 무도회에 가도록 돕는다. 덕분에 부정부패한 사회에 반기를 드는 민중이야기가 섞이게 됐다. 이는 왕용범 연출이 전작 때부터 써온 방식이기도 하다.

‘착한 신데렐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살았답니다’라는 식의 급한 마무리는 아쉽다. 감초 역을 맡은 신데렐라 둘째언니 샬롯 역의 임은영은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오랜만의 밝은 작품이다. 힐링뮤지컬이라고도 하더라. 해피바이러스를 전달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청순 외모에 다채로운 표정으로 극중 사랑스러운 ‘서데렐라’로 불리는 배우 서현진(오른쪽)이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왕자 역의 켄과 춤을 추고 있다(사진=김정욱기자 98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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