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미는 곳은 많은데...출자 문턱은 ‘낙타의 바늘구멍’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동 운용(Co-GP) 방식으로 최대 800억 안팎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진행 중인 산은캐피탈은 앵커 출자자(LP)를 확보하지 못해 결성 마무리에 고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 투자금 모집을 진행 중인 A운용사도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투심위에 오르기 전 심의에서 미끄러지거나, 검토 지연으로 아직 투자확약(LOC)을 제공한 기관이 많지 않아 운용사 측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본시장 큰손 중 하나였던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갑작스러운 출자 중단으로 위기에 내몰린 딜도 적지 않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실무진에서 수뇌부까지 올라간 검찰수사에 몸살을 앓으면서 출자 실행을 앞뒀던 곳은 물론, 잠정적으로 투자 확약을 받았던 운용사들의 처지도 극히 난처해진 상태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 오너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추진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 딜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앵커LP로 확보해 한미사이언스 지분(11.8%)을 사들이기로 했던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난데없이 생긴 자금 구멍에 난처해진 상태다. 새마을금고가 대기로 했던 거액의 자금을 댈 대체 LP 구하기가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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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루키 운용사에 관대했던 새마을금고중앙회 수시출자에 기대를 걸고 있던 중소형 운용사들도 앵커 LP를 새로 잡아야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 중형 PE 임원은 “기존에 운용 중이던 펀드는 모두 소진을 마친 상황”이라며 “지난해에 블라인드 모으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는 데 올해는 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수시출자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연기금·공제회 정기 출자사업 계획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기관별 PEF 부문 정기출자 배정 예산 규모는 △교직원공제회(총 7개사, 총 3000억원 규모)△과학기술인공제회(총 3개사, 1200억원 규모), △노란우산공제(총 6개사, 2600억원 규모)△사학연금(4개사 선정, 4000억 규모) 등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관별 정기출자 경쟁률이 극히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공제회 기업투자 팀장은 “통상 정기출자 사업이 정량점수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중대형사들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으니 자체검열해서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 밑져야 본전 식의 지원이 늘어날 모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