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한번뿐 나를 위해 산다

빠듯한 월급 탈탈 털어 여행·피규어 수집
신인류 ‘호모탕진재머’ 출현
돈 쓰며 위안 받고 스트레스 풀고
  • 등록 2017-06-16 오전 7:49:52

    수정 2017-06-16 오전 7:49:52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미혼의 직장인 A(35·남)씨는 장난감 수집이 취미다. 월급이 들어오면 사고 싶었던 피규어나 레고를 마음껏 지른다. 최근 개봉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 등장한 베이비 그루트의 피규어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 가격은 21만5000원. A씨는 “좋아하는 물건을 사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욜로(YOLO)족이 얼어붙은 내수시장에 구세주처럼 떠오르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욜로 라이프’를 올해의 마케팅 트렌드로 꼽기도 했다. 여행, 인테리어, 패션, 식음료, 공연업계 등에서 욜로족 잡기에 혈안이다. 욜로족에 대해 무분별한 소비를 지향하고 지혜롭게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이라며 치켜세운다. 동시에 이들에게 돈쓰기는 곧 행복이라고 강변한다. 빠듯한 월급을 털어 크게 한번 쏘게 하는 게 욜로 마케팅의 숨은 목적이다. 소위 ‘나를 위한 선물’을 쇼핑하며 ‘탕진잼(재산을 탕진하는 재미라는 신조어)’에 중독되도록 한다.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지난 3월 발표한 ‘대한민국 신 인류의 출현: 호모 탕진재머에 대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자신만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 사용가능한 예산을 다 써버린다는 뜻의 ‘탕진잼’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간 주요 포털 사이트, 블로그와 카페, 주요 동호회와 커뮤니티에서 수집한 ‘탕진잼’과 관련한 약 6만건의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탕진잼’을 좇는 이들 대다수가 ‘욜로’를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대비 성능을 떠져 탕진하는 ‘가성비파’, 좋아하는 아이템을 수집하는데 탕진하는 ‘득템파’,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탕진하는 ‘기분파’ 등 세 가지 유형으로도 나눌 수 있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 관계자는 “개개인마다 소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모두 ‘만족’과 ‘현재의 행복’을 느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을의 처지에 있는 이들이 사회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만한 출구가 마땅히 없다 보니 쇼핑 등의 소비로 위안을 받고 있다”며 “소액의 돈을 쓰고 위안을 받아 다시 직장에서 고생하는 젊은이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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