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한성차·벤츠파이낸셜 '판매 특혜제공' 논란

민병두 의원실 벤츠 내부 문건 입수 의혹 제기
공헌도 명목 한성차에 금리 및 판매 마진 혜택
  • 등록 2013-10-27 오후 1:58:50

    수정 2013-10-27 오후 5:47:06

[이데일리 김형욱 정다슬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관계 딜러사와 금융 자회사가 판매실적을 올리도록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민병두 의원(민주당)이 입수한 벤츠코리아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금융 자회사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벤츠 차량을 판매하는 9개 딜러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에 따라 최대 0.3%포인트의 금리 혜택을 더 줬다.

한성차에 대한 직접 명시는 없지만 딜러사의 시장점유율이 5~20%면 0.1%포인트의 혜택을 주고 20~45%면 0.2%포인트, 45% 이상이면 0.3%포인트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관계사이자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에 더 많은 혜택을 줬다.

국내 사업구조 이용해 관계사 ‘혜택 밀어주기’

얼핏 보면 공헌도에 따른 차등 혜택이지만 국내 사업구조상 한성차에만 혜택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성차는 지난해 26개 국내 벤츠 전시장 중 절반인 13개의 핵심 지역 전시장을 보유해 총 9개 국내 벤츠 딜러사 중 판매점유율 59%를 차지했다.

경쟁 딜러사인 더클래스 효성(점유율 20.1%)은 0.2%포인트의 금리혜택이 돌아갈 뿐 점유율이 5%에 못 미치는 나머지 딜러사가 금융 혜택을 받는 건 사실상 어렵다.

벤츠파이낸셜코리아는 지난 2010년부터 올 10월까지 열린 이사회에서 한성차와 그 관계사에 대해 후순위 대출계약 연장,신용한도 인상 등 모두 9차례에 걸쳐 혜택을 높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코리아도 최대 13%에 달하는 판매 마진 중 3.7%포인트에 대해서는 딜러사에 등급을 매겨 혜택을 달리하며 이를 거들었다. 공헌도를 명목으로 사실상 한성차에 혜택을 몰아준 셈이다.

벤츠코리아가 한성차에 혜택을 주는 이유는 이들의 특수한 지분관계 때문이다. 벤츠코리아의 지분의 51%는 독일 다임러그룹에, 나머지 49%는 한성차 관계사인 스타오토홀딩스에 있다. 스타오토홀딩스는 벤츠파이낸셜코리아 지분 20%도 갖고 있다.

한성인베스트먼트, 한성자동차, 스타오토홀딩스 3사는 서로 법적인 지분관계는 없지만 모두 홍콩의 화교 자본 레이싱홍그룹 밑에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임준성 한성인베스트먼트 사장은 한성자동차 회장인 동시에 벤츠파이낸셜코리아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등록돼 있다.

레이싱홍 그룹은 벤츠코리아가 지난 5년 동안 주주 배당한 670억여원 중 상당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벤츠코리아, 금융 자회사 편법 특혜제공 논란

벤츠코리아가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할 때 국내 금융사 대신 관계사인 벤츠파이낸셜의 금융상품 이용토록 유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올해 벤츠파이낸셜코리아 금융상품을 이용한 고객에게 다른 금융사의 상품을 이용한 고객보다 차량가격의 최대 4%포인트 이상의 할인 혜택을 더 준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 E클래스을 현금으로 사면 최대 3% 할인해주는 반면 벤츠파이낸셜코리아 상품을 이용하면 최대 7.6%(벤츠코리아 5%, 벤츠파이낸셜 2.6%) 혜택을 주도록 했다.

벤츠코리아 2013년 8월 판매조건. 벤츠파이낸셜 이용시 일반 현금 구매 때보다 할인 혜택이 약 4%포인트씩 높게 책정돼 있다. 민병두 의원실 제공
민병두 의원은 “고객에 더 많은 혜택을 준다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벤츠파이낸셜의 금융상품은 국내 금융사보다 수백만원씩 비싸다는 걸 생각하면 고객 혜택 목적이 아닌 금융 자회사 밀어주기”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실에 따르면 7060만 원짜리 벤츠 E300을 3년 할부나 리스로 구매했을 때 벤츠파이낸셜을 이용하면 우리파이낸셜 등 국내 상품을 이용했을 때보다 153만~373만 원 더 비싸다.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과 임준성 한성인베스트먼트 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서로간의 관계를 부인한 바 있다. 벤츠코리아 측은 “국감 때 충실히 답변하려 했는데 이런 논란이 불거져 안타깝다”며 “딜러사 간 공정한 거래를 유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왼쪽부터)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과 임준성 한성인베스트먼트 사장이 지난 15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는 모습.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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