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잊을 만하면 나오는 군대리아

2013년 진짜 사나이 열풍 타고 티몬서 판매
GS25, 한국전쟁 등 기념해 한정판 내기도
롯데리아, 이근 사태로 밀리터리 버거 논란
  • 등록 2020-10-17 오전 11:00:00

    수정 2020-10-17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추억은 미화된다. 헤어졌던 연인과 함께 거닐던 덕수궁 돌담길이나 수험 공부에 찌들었던 고등학교 3학년 생활도 지나고 보면 애틋한 이야기 거리가 된다. 군대 생활도 마찬가지다. 군대를 두 번 간다고 할 사람은 없지만 군대 때 겪었던 다양한 경험은 언제나 즐겁게 꺼낼 수 있는 안주거리다.

군대리아도 마찬가지다. 군대리아란 군대에서 제공하는 햄버거 형태의 빵식을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롯데리아에 빗대 만든 용어다. 군대리아는 빵, 패티, 잼, 샐러드 등을 병사가 스스로 조립해 먹는다. 고참의 경우 빵을 버터에 구워먹거나 계란후라이를 곁들이기도 한다.

스티븐 일병의 군대리아(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사람마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군대하면 떠오르는 식단으로 군대리아를 꼽는 사람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군필자들의 추억에 편승해 군대리아를 상업화 시키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다만 큰 성공을 가둔 사례는 아직까지 찾기 어렵다.

2013년 연예인들의 병영 생활을 담는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가 큰 유명세를 탔다. 연예인들은 훈련소 입소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병영 문화를 체험하며 그간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군대 생활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군대리아 또한 이 방송을 타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사회에서도 군대리아를 맛보고 싶어하는 수요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등장한 것이 ‘스티븐 일병의 군대리아’다. 해당 상품은 군납용 불고기·치킨 패티와 소스, 샐러드, 슬라이스 치즈, 오뚜기 야채수프, 햄버거 빵 등으로 구성됐다. 해당 상품은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에서 팔았으나 현재는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당초 해당 제품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 호기심에 찾거나 일부 군필자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구입하는 정도를 제외하면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빵이나 패티의 품질 자체가 일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전문점에 비할 바가 아닌데다 굳이 조립해서 먹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내하고자 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GS25는 지난 6월 ‘군모닝 버거’를 출시한 바 있다. 더불어 군모닝주먹밥, 이말년튀김건빵 등도 함께 선보였다. 다만 GS25는 상업적 이유보다는 6·25전쟁 70주년과 GS25의 출범 3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기념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내놓았다.

밀리터리버거(사진=롯데리아)
군대리아란 어원을 만들어 낸 롯데리아는 지난달 28일 버거 원재료들을 식판형 용기에 담아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밀키트형 신제품 ‘밀리터리버거’를 출시했다. 최근 일반인들이 해군특수전전단(UDT) 출신 교관들에게 맹훈련을 받는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단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가짜 사나이’이 1기에 등장해 “인성 문제 있어?”, “4번은 개인주의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등 여러 명대사를 만들어 냈던 이근 전(前) 대위를 CF 모델로 기용한 점만 봐도 출시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밀리터리버거는 남성 고객에게는 군 생활 경험의 ‘추억’을 제공하고 여성 고객에게는 만들어 먹는 ‘재미’를 제공해 보고자 제품 출시를 기획 했다”라며 “화제 인물 이근 대위를 모델로 발탁해 온라인 영상으로도 고객에게 재미를 제공하고자 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밀리터리버거는 지난달 28일 출시 당일만 5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이후 출시 2주도 채 되지 않아 불고기버거·새우버거 뒤를 잇는 롯데리아 인기메뉴 3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가짜 사나이’의 인기로 군대리아에 호기심을 가진 여성 고객이 늘어난 데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의 제품인 만큼 최소한의 품질은 보장된 탓이다.

군대리아를 모티브로 한 상품으로선 처음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둘 것 같았던 밀리터리 버거는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광고 모델인 이근 대위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롯데리아는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전 대위와 관련한 모든 마케팅 요소를 삭제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찍 하트
  • '곰신' 김연아, 표정 3단계
  • 칸의 여신
  • 스트레칭 필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