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99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외환보유액이 정점에 달한 2009년 1월의 430억달러에 비하면 77% 감소한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이 100억 달러를 밑돈 건 2002년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외환보유액이 급감하자 시장에선 베네수엘라가 연내에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들어갈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베네수엘라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 추세를 근거로 이 나라가 1년 안에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이 56%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다. 베네수엘라에서 5년 안에 디폴트 같은 신용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지난 6월 기준 91%로 분석됐다.
베네수엘라는 유가가 2008년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급락한 가운데 마두루 정권의 부정부패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생필품조차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에 맞선 반정부 시위와 생필품 약탈 등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 망명을 신청한 베네수엘라의 국민은 5만200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