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너지 문제 앞에 분열…러시아 가스 가격상한제 이견

EU 긴급 에너지장관회의서 합의점 못 내
겨울 앞두고 각국 국익 지키려는 신경전
  • 등록 2022-09-10 오후 1:26:25

    수정 2022-09-10 오후 1:26:2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러시아를 비판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온 유럽이지만 에너지 위기를 둘러싸고 자국 중심적인 태도를 표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FPBB 제공]
9일(현지시간)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에너지 장관회의를 열어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에 대해 논의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 서방이 추진하는 러시아산 유가상한제 참여국을 향해 “가스도 석유도 없다”고 경고하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맞불을 놓기 위해 제시한 방안이다. 원유 가격상한제처럼 러시아산 가스에 상한액을 설정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줄이고, 에너지난으로 치솟은 전기료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는 가스 가격을 조정하거나 공급을 제한해 방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며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을 앞두고 유럽 각국은 각자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러시아로부터 많은 가스를 수입하고 있는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는 가격상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EU 회원국이면서도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헝가리는 겨울철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비해 장작 등 고체 연료 수출을 금지하고, 벌목 규제도 완화한 바 있다.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교부 장관은 “만일 러시아산 가스에만 가격 제한이 정해진다면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바로 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 등은 액화천연가스를 포함한 모든 가스 수입 물량에 상한액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로베르토 친골라니 이탈리아 생태전환부 장관은 “15개국이 수입 가스 전체에 가격상한제를 적용하는 데 지지를 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EU 내 대러 가스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독일 56.2%로 나타났다. 이어 △이탈리아 29.2% △네덜란드 13.2% △프랑스 11.1% △폴란드 10.5% △헝가리 7.1% △스페인 3.3% △벨기에 1.4% 순이다.

앞서 EU는 4월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두고도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러시아산 자원 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이 엇박자를 냈기 때문이다. 당시 EU는 석유와 천연가스 금수 조처도 함께 협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러시아산 원유는 12월 5일부터 수입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가스는 여전히 수입 금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EU 회원국이 아닌 ‘에너지 부국’ 노르웨이는 자국 전력망 보호를 위해 영국, 네덜란드, 독일, 핀란드, 스웨덴 등지로 수출하던 전력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유럽 내에서 에너지 수급과 보호를 위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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