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예견했던 하버드대 교수에 대해 소송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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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한 리카르도 하우스만 하버드대 교수가 국가를 불안한 상황에 빠뜨렸다며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하우스만 교수를 “재정분야의 청부 살인업자”, “무법자”라고 지칭하면서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그는 하우스만 교수를 상대로 어떤 법적 대응을 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지난 1990년대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 모국에서 기획예산 장관을 역임했던 하우스만 교수는 지난 5일 한 기고문을 통해 “현재 베네수엘라 수입업체들이 수십억달러의 연체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는 디폴트를 선언하는 방안을 한 번쯤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이같은 하우스만 교수의 발언이 전해진 뒤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탓에 2027년 만기 도래하는 베네수엘라의 벤치마크 국채금리는 14.4%까지 치솟으며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고도 지난달 1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날 하우스만 교수도 베네수엘라 정부측의 강경 대응 방침을 전해들은 뒤 “정상적인 정부였다면 지금 베네수엘라와 같은 상황 이전에 이미 지급불능을 선언했었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번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