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무학, 영남 안방 뺏길라…순하리에 생트집

  • 등록 2015-09-15 오전 8:26:11

    수정 2015-09-15 오전 8:26:11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언제나 식음료 업계에선 트렌드를 이끄는 제품에 대한 견제가 만만치 않다. 올 상반기 주류업계를 강타한 롯데주류의 유자맛 소주 순하리도 그렇다. 영남권 소주업체 무학(033920)은 순하리 출시 당시 초록색 소주병을 문제 삼았다.

무학은 소주도 아닌 것이 소주병에 담겨 팔리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한다고 지적했다. 순하리는 알코로 도수가 14도 정도로 일반 소주와 비교해 현저하게 낮은데다 유자향이 첨가된 리큐르인 만큼 순하리를 일반 소주 이미지로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진=롯데주류 제공)
결국 무학도 칵테일 소주를 출시하면서 초록색 소주병과 관련된 논란은 일단락 되긴 했지만, 무학이 순하리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학 입장에서는 자신의 안방인 부산·영남권을 넘보는 순하리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순하리는 애당초 롯데주류가 부산·영남권을 겨냥하고 만든 제품이다. 무학이 독주체제를 보이고 있는 부산·영남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도수는 더 낮췄고 유자로 향을 더했다.

낮은 도수를 앞세워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강도 높은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는 무학으로서는 롯데주류의 이런 공격이 더욱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순하리가 초록색 소주병에 담겨 부산·영남 지역에서 자사의 제품과 직접적인 대결구도가 연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무학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실제로 롯데주류는 부산 경성대에서 순하리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부산·영남 지역 내 판촉활동을 강화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무학이 서둘러 칵테일 소주 제품 라인인 ‘좋은데이 컬러’ 시리즈를 출시한 것도 순하리와 경쟁할 수 있는 카운터 파트너를 만들어 기존 소주 시장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롯데주류로서는 무학의 이런 견제에도 초록색 소주병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바로 가격 문제다. 소주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가격이 낮아야 하는데 새로 병을 만들어서는 그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존 소주병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기존 소주병 대신 새로 병을 만들어 판매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싸고 맛있는 소주라는 이미지를 위해 기존 소주병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차라리 순하리가 하이트진로(000080) 매화수처럼 흰 병에 나왔다면 무학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업계 내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업계 내 치열한 경쟁이 무색하게 칵테일 소주 판매량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칵테일 소주가 전국 마트와 편의점에 입고되기 시작한 6월 첫째주 판매량은 전주대비 120% 급증했지만 7월 접어들면서 매주 10% 줄더니 8월에는 20% 넘게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주류업계를 휩쓸었던 칵테일 소주 열풍도 점점 식어가고 있다”며 “주류업체들은 스파클링 소주 등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무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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