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물 차올라”…오송 지하차도서 1명 사망·11명 실종신고

구조자 “지하차도 왜 통제가 안 됐나”
소방, 흙탕물에 잠수 시야 확보도 안 돼
충북도, 위치추적 정보로 실종자 파악중
  • 등록 2023-07-15 오후 9:03:49

    수정 2023-07-16 오전 12:34:11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차량 15대가 침수되고 1명이 숨진 가운데 사고 당시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 40분께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지며 강물이 유입됐다. 이 사고로 3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시내버스 1대를 비롯한 차량 15대가 침수됐다. 현재까지 접수된 실종자 수는 11명이다.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덮치고 있다. (사진=지하차도 CCTV)
“지하차도 진입로 미리 막았더라면…”

이날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당시 타고 있던 차량을 버리고 탈출한 A씨는 연합뉴스에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급하게 차에서 내려 난간에 매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버스와 승용차 등이 주변에 많았는데 지하차도 앞뒤에서 물이 들어오더니 그 수위가 빠르게 높아졌다”며 “침수가 예상될 때 지하차도 진입로를 미리 막았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왜 통제가 안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A씨는 지하차도 구조물 난간에 올라가 구조된 9명 중 한 명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침수 사고를 CJB 청주방송에 제보한 B씨는 사고 당시 현장을 지나던 지인과의 통화 내용을 인용해 “미호강 제방이 터지며 물이 엄청나게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14톤 트럭을 몰고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던 아는 동생과 통화하며 당시 상황을 알게 됐다”며 동생 차 바로 앞에 달리던 빨간색 버스가 물이 차면서 둥둥 떠내려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버스 기사가 물을 빼려고 옆 유리를 다 깼는데 물이 지하차도로 너무 많이 들어와서 버스가 지하차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동생은 탈출했지만) 14톤 화물차도 잠겨 버렸다”고 말했다.

B씨는 “지하차도 안에 승용차와 버스가 다 잠겨 있어서 상당한 사람이 지하차도 속에 갇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대원이 도착했지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직선으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의 수위가 홍수경보 수준보다 높아지자 관할 구청에 인근 도로의 교통통제 필요성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고 당시 행정당국은 교통통제를 하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 240-9번지 일원 ‘궁평2 지하차도’ 입구(왼쪽), 15일 오전 8시 45분께 지하차도에 물이 삽시간에 들어차고 있다. 이날 지하차도를 지나는 차량 19대가 고립돼 1명이 숨지고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뉴시스)
기상상황·시야확보 등 문제로 수색 난항

소방당국은 구명보트를 물에 띄워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상 상황 등으로 작업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물을 빼내는 특수차량을 투입해 1분에 3만t씩 빼내고 있다면서도 “인근 하천에서 무너진 둑을 통해 사고 현장으로 물이 계속 들어와 수위가 줄어들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흙탕물이 지하차도에 가득해 수색을 위한 최소한의 시야 확보도 되지 않아 잠수부를 투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수색작업 기간에 대해 “얼마나 걸릴지는 배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지금은 예단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고무보트 4대 등 장비 33대와 군경을 포함한 인력 279명을 투입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많은 비가 내린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2지하차도에 차량이 다수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막이 작업 중…오늘 안에 완료는 어려워”

강준근 충북도 도로과장은 이날 오후 6시 언론 브리핑에서 “지하차도 진입을 위해선 약 1.5m가량의 공간이 필요해 물을 밖으로 빼는 작업을 먼저 하고 있다. 다만 지하차도 세종 방향 입구에서 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추가 유입이 되지 않도록 물막이 구조물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685m 길이의 지하차도 안에 약 6만t의 물이 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가 끝난 뒤 물을 빼기 시작하면 10분 내외로 양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물막이 공사를 위한 흙 운반 시간 등을 고려하면 오늘 안에 공사가 완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막이 공사는 흙을 채운 포대 자루를 쌓아 물의 유입을 막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이동통신사 위치 정보 추적 등으로 실종자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지하차도 수위가 낮아진 뒤 야간 조명차를 투입해 수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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