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리면 감옥행? 마두로, 기업인 100명 잡아들였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기업가는 자본주의 기생충"
인위적 가격 통제 나서..야당 "얄팍한 선거쇼" 비난
  • 등록 2013-11-17 오후 3:04:44

    수정 2013-11-17 오후 3:04:44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좌파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사진·51)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본주의적’ 기업인 100여명을 감옥에 보내는 등 민간기업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는 마두로가 ‘경제 전쟁’이라고 이름붙인 인위적 가격 통제 조치의 하나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연 54%대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고(故) 우고 차베스 전(前)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두로 대통령은 “기업가들이 계획했던 경제 쿠데타의 핵심축을 무너뜨렸다”며 “우리는 지금 100명 이상 부르조아지(자본가 계급)를 철창 속에 가뒀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파렴치한 기업인들이 특정 상품 가격을 1000% 이상 올렸다”고 지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기업가들에 대해 ‘야만적인 자본주의 기생충’이라고 폄훼하며 “기업의 이익 마진에 제한선을 설정하고 공정한 가격 책정을 위해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비평가들은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민간기업들을 경제 악화의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앞서 지난 주말 군대를 동원해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의 가전제품 판매점 1400여곳을 장악하고 전국 전자제품과 배터리 제조업체 판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요금 인상 경위를 조사했다.

FT는 마두로가 차베로부터 ‘경제 시한폭탄’을 물려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달러 보유고 감소와 급속히 진행된 인플레이션이 결국 정책 기능을 마비시켰다는 뜻이다.

한편 마두로의 강압적 물가 통제는 내달 8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야당측은 마두로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얄팍한 선거쇼’를 벌이고 있다며 효과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버스 운전사 출신의 마두로는 차베스 집권 14년간 국회의장과 외무장관, 부통령을 지냈다. 지난 3월초 차베스 사망 이후 4월 치러진 대통령 재선거에서 야권 통합 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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