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호텔에서 열린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제2차 미래인구포럼에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현숙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교수는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1년 기준 세계 각국의 합계출산율에 따르면 2.1명 미만인 국가가 212개국 중 절반에 가까운 100여국이나 되지만 1.0 미만인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타이완 홍콩 등 3개국에 불과하다”며 “한국 사회가 가족을 형성해서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회라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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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일본은 장기불황 타개법을 인건비 축소에서 찾았고 비정규직을 대폭 허용하면서 비정규직가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었다”며 “비정규직의 경우 연령이 올라가도 임금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보니 20대 초반 정규직 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크지 않지만 50대가 되면 2배 이상 차이난다. 그래서 미혼 청년이 대폭 늘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5년 기준 35~39세 일본 남성 비정규직 미혼율은 71.6%로 정규직(26.8%)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여성은 반대였다. 1986년에 남녀고용기회균등법 시행과 여성의 고학력화로 커리어를 추구하는 여성이 늘며 결혼을 미루거나 자녀를 적게 낳거나 낳지 않는 선택을 하는 여성이 생겨났다. 여성의 고학력화와 경제활동 증가로 35~39세 정규직 여성의 미혼율은 36.9%로 비정규직(20.3%)보다 높게 나타났다. 결국 일본 사회는 남성 비정규직이 늘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며 결혼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상황은 더 열악하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1990년대 다산에서 소산으로 전환한 한데다 미혼 세대가 급격히 늘며 저출산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일자리가 일본보다 훨씬 적고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일본 중소기업보다 열악한 상황”이라며 “가장 도전적 에너지가 넘칠 청년세대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꿈을 펼치지 못하면 국가는 성장,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지원받는 사람이 제한적인 지원책은 의미가 없다”며 “굉장히 파격적이고 예측가능성 있는 지원이 있어야 청년세대의 마음을 얻어 이들도 인생계획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