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의 FX칼럼)갑자기 시장이 어려워진 이유

  • 등록 2001-11-30 오전 10:45:25

    수정 2001-11-30 오전 10:45:25

[edaily] 금주 원·달러 시장의 움직임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렇게 온순하던 시장이 한 번 삐치니까(?) 하루 10원 가까운 등락도 아주 우습게 해 치우는군요. 지난 번 칼럼에서 이번 주 환율 움직임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말씀을 이미 드렸습니다. 그 이유를 기술적인 측면과 주변 재료의 해석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 봅니다. ◇원래 조정 4파는 매우 어렵다. 필자는 칼럼에서 이따금씩 엘리어트(Ralph Nelson Elliott) 파동이론에 근거한 전망을 올린다. 기술적 분석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파동이론 또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릴 지 모르겠으나, 마음 먹고 한 번 쯤 공부해 두면 거래를 함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분석도구임에 틀림없다. 함께 차트를 올리지 못하는 데 대해 용서를 구하며, 필자가 세고 있는 Hourly chart 상의 파동을 설명해 보겠다. <하락 1파> ·10월 4일 고점 1316원에서부터 10월 16일 저점 1294.30원까지(-21.70원) ·1316원은 7월 24일의 고점 1314.50원과 더불어 이중 천정형(Double-top) 패턴을 완성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음. <조정 2파> ·1294.30원에서 10월 23일 고점 1305.50원까지(+11.20원) ·단순한 지그재그 패턴으로 A-B-C 세부파동을 형성하며 하락 1파에 대해 50% 조정(Correction)을 완료. <하락 3파> ·1305.50원에서 11월 27일 저점 1261.90원까지(-43.60원) ·하락 1파의 2배에 달하는 환율급락 시기였으며 통상적으로 3파가 1파의 1.618배정도의 길이만큼 나타난다고 하여 그 레벨을 짚어 보면 1270원 언저리가 된다. 즉 1280원의 붕괴라는 "사건"이 시장에 충격을 가하였고, "이렇게 허무하게 환율이 빠지나 보다."라고 시장참여자들이 흥분한 결과 1262원까지 저점이 낮아지는 일종의 오버슈팅(over-shooting)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임. <조정 4파> ·필자는 지난 화요일(11월 27일)부터 조정 4파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으며, 지난 번 조정 2파가 지그재그라는 단순한 형태(simple form)로 형성되었기에 이번 조정 4파는 파동변화의 법칙에 따라 복잡한 형태(complex form)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이 장세가 바닥을 찍고 올라 가자는 장세인지 전 저점 혹은 그 이하의 진짜 바닥을 확인하자고 덤비는 장세인지가 헷갈릴 것이라는 얘기다. ·1차적으로 이 조정 4파의 꼭대기가 어디가 될 수 있는지를 짚어 본다면, 하락 3파의 길이에 대해 38.2% 되돌림 수준(retracement level)인 1278.50원을 떠올릴 수가 있고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진다면 1284원 근처(50.0%), 1289원 정도(61.8%)를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강력한 지지선이 돌파된 이후에는 강력한 저항선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기술적 분석의 고전(?)에 의거, 많이 가 봐야 지난 번 팽팽한 공방전이 펼쳐졌던 레벨인 1284.50원 언저리가 아닐까 예상된다. ·목요일(11월 29일) 오후의 환율 급락세로 인해 조정 4파가 이미 끝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은 다소 성급하다. 조정 4파가 형성되는 기간은 의외로 길 수가 있으며, 목요일의 실질적인 저점인 1267.50원은 정확하게 1261.90원에서 1276.20원까지의 환율 급반등세에 대한 61.8% 되돌림 수준이기도 하다. · 기술적으로는 1276.20원에서 반등세가 끝나고 저점확인 작업에 곧바로 돌입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는 반면, 아직 반등의 꼭대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틀간의 급등세에 대한 급한 조정이 목요일 오후에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답이 안 나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재료들 또한 쉽지 않은 시기이다. 희한하게도 차트가 어떤 모양을 형성하는 데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 지금 상당히 혼란스러운 조정 4파에 접어들었다고 필자는 밝혔는데, 주위를 한 번 살펴보자. 우선 최근의 환율 급락세가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주식에 대한 공격적인 매수세에 기인한 것임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아니, 이제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뿐만 아니라 환율과 금리까지 춤을 추는 시절이 되어 버렸다.(외국인 주식순매수는 환율 하락, 금리상승(채권 값 하락), 외국인 주식순매도는 환율상승, 금리하락(채권 값 상승)의 공식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사실 아닌가?). 잘 되어 가는 것이라고 봐야 할지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봐야 할지도 판단이 잘 안 서지만, 어쨌든 "세계화(Globalization)"의 시대조류에 따른 결과이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해 오던 국내 주식시장이 종합지수 680이라는 매물벽에 부딪히며 급락에 이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연일 1~2천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던 외국인들도 최근 며칠간 순매수와 순매도를 왔다갔다 하며 그들의 속마음이 무엇인지를 쉽게 노출하지 않고 있다. 여의도의 증권 전문가라 자처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향후 장세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모 경제지는 하룻동안 38포인트나 폭락한 수요일 아침에 1면 톱으로 "지금 사도 늦지 않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번에도 주중 폭락을 하루 이틀 앞두고 국내 언론들은 1면에 증권사 객장에서 흐뭇해 하는 개미 투자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연례행사"를 빠뜨리지 않았고, 그래서 또 한 번 정확하게 프로들에게 차익실현의 시점이 언제인지를 알려 주는 정확성(?)을 발휘하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시장이 뉴욕의 움직임에 동조화 되어 가는 현실 하에서 향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인지 지수 700도 찍어보지 못하고 엎어질 것인지는 나스닥과 다우존스 지수 등의 뉴욕증시 동향에 달려 있다. 나스닥의 경우 2000, 다우존스의 경우 10000이라는 만만치 않은 저항선이 코 앞에 다가와 있는데, 미국 또한 최근 발표된 소비자 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나 베이지 북(Beige Book)을 통해 발표되는 경기지표 등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반면 목요일 밤에 발표된 10월 내구재(耐久財 : Durable goods) 주문이 항공기 및 방위재 주문 초강세에 힘입어 12.8%라는 기록적인 강세를 보이는 등 혼조세를 보여 당장 12월 초에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월례회의에서 추가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인지 금리인하는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인지 조차도 불확실해졌다. 이제 안방에서는 물러나 과거의 잘 나가던 시절이나 회상하는 입장인 달러/엔의 경우도 애매하다. 124엔을 딛고 올라서서 상승추세를 재개할 것인가 싶던 달러/엔 환율은 S&P에서 일본의 장기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조정 한다는 뉴스에도 불구하고 123엔 초반까지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는 등 오르자는 것인지 빠지자는 것인지를 도저히 알아내기 힘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일본 관료들의 이랬다 저랬다 두 말하는 버릇은 여전하다. 해외채권 매입을 통해 엔화약세를 유도하겠다고 실컷 바람을 잡나 했더니 며칠 전에는 시오카와 재무상이 그런 거 고려 안하고 있단다). 정리하자면, 그 동안 "이제 더 이상 나빠질 것은 없다."라는 기대감으로 월가와 여의도에서는 시중에 남아도는 유동자금들이 증시로 몰려들며 깜짝 랠리를 이끌어 내었고, 한 차례 질풍노도와 같은 상승세를 펼친 뒤에 차익실현 세력과 추격매수 세력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면서 다음 방향을 잡아 나가기 위해 암중모색(暗中摸索)을 하고 있는 중이다.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기업들의 실적개선과 경기의 확실한 회복 징후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다려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원화 환율도 1260원의 하향돌파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보다 신선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TV 9시 뉴스 등에서 환율이 뉴스거리가 된다면 그 때쯤은 함부로 껄떡거려서는 곤란하다. 이미 보도를 통해 알겠지만 외환당국에서는 국내 달러수급을 조절하는 방안을 통해서 환율의 급등락은 막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수급조절의 구체적인 방안이야 필자의 입장에서 알 수가 없지만, 지난 식목일 "외환보유고를 동원해서라도 환율급등을 막겠다."는 당국의 의지천명이 달러/엔의 하락과 어우러져 달러/원 환율의 하락반전을 유도해 낸 것처럼 이번의 "의지표명"도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뉴욕 증시가 나스닥 2000, 다우존스 10000을 돌파하며 새로운 상승 추세를 강하게 일구어 내고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의 한국주식매수 열기가 다시 불붙어 오를 때까지, 그리고 확실한 경기회복의 징후가 포착될 때 까지는 한 동안 증시도, 채권시장도, 그리고 외환시장도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개장세가 지속될 것이다. 이럴 때는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 입장에서 애매한 레벨에서의 포지션 테이킹은 금물이다. 자칫 고생만 하다가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애매한 손절매만 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기업체들의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이루어지는 잔 물결에 현혹되기 보다는 그 와중에서도 큰 그림을 살피면서 적정 레벨에서 (발바닥에서의 매수, 머리 끝에서의 매도는 욕심이다. 무릎과 어깨 정도면 족하다) 매수냐 매도냐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선 굵은 거래"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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