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인어베러월드’(In A Better World·원제 Haevnen)는 폭력에 대한 반응을 복수와 용서라는 두 가지 차이로 설명한다. 한 소년은 동급생의 폭력을 받아들이다가는 결국 계속 맞고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폭력으로 복수한다. 한 어른은 비폭력의 힘을 믿고 대화를 통해 폭력에 대한 용서를 선택한다. 영화 속에서 극단적으로 보이는 한 장면이 있다. 한 무뢰한으로부터 뺨을 맞으면서도 설득과 타협으로 결국 사과를 받아낸 어른을 향해 소년은 말한다. “그는 졌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퇴출’ 1년 만에 복귀한 노태강 차관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 이어 노태강 2차관이 임명됐다. 노태강 신임 차관은 2013년 체육국장 재직 시절 정유라 판정 시비 관련 승마협회 감사 보고서를 작성하며 최순실 씨 측에 대한 불리한 평가를 담았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당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직으로 좌천됐다. 지난해엔 박 전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던 ‘프랑스 장식 미술전’에 특정 패션업체의 제품 전시에 상업성이 짙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단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그 사람 아직도 있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 바로잡겠다” 기대감
‘인어베러월드’는 소년의 성장영화라는 외적 틀 속에서 윤리적·사회적 내적 논쟁을 촉발시켰다. 폭력이 복수를 낳고, 복수가 또 폭력을 낳는 무한한 순환고리를 끊을 수 있는 건 희망이라고 말한다. 영어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더 나은 세상 안에’ 사는 게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폭력에 물리적 복수를 지지하지 않지만 비폭력으로 일관된 대응이 혹여 낳을 위험도 동시에 비판한다.
해답은 명확하다. 문체부든 또 다른 각 부이든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묘안찾기가 필요하다. 복수극은 당연히 문제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 용서도 정답은 아니다.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은 없어야 하고, 불의와 사익에 부역한 이들은 먼저 일소해야 한다. 블랙리스트처럼 이익을 위한 부당한 장벽과 지시도 사라져야 하고 경기 승부조작비리 등 못다 푼 부정부패도 손을 봐야 한다. 불의가 횡행하는 시대라면 ‘복수할 때 인간은 그 원수와 같은 수준이 된다’는 베이컨의 주장은 맞지만 ‘용서할 때 그는 그 원수보다 위에 서 있다’는 그의 또 다른 주장은 허망한 경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