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5일 일본 수출 규제 전후 한국에 진출한 일본 소비재 기업 31곳의 경영성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지난해 한국에서 올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평균 각각 6.9%, 71.3% 급감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국내에서 시작한 일본 불매운동의 효과가 일본 기업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식음료 업종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5%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특히 ‘아사히’ 맥주를 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매출이 624억원(50.1%)이나 급감했다. 또 3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즉석 수프 ‘보노’로 알려진 한국아지노모의 매출도 지난해 대비 34.2%, 영업이익은 70.6% 감소했다.
식음료에 이어 자동차·부품(-16.8%)과 생활용품(-14.5%), 기타(-11.4%) 업종의 매출도 1년 전보다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또 화장품업종 매출은 7.3%, 유통업종은 3.4% 각각 줄었다. ‘미니스톱’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국미니스톱의 매출은 3.1% 줄었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미니스톱이 96.06%, 전범기업으로 알려진 미쓰비시가 3.9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린나리코리아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IT와 게임 관련 기업의 경우 일본 불매운동에도 IT기기 및 게임 수요 증가 등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10.8%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1%, 10% 증가했다.
한국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 인기로 인해 불매운동에서 완전히 비켜갔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 게임인 ‘동물의 숲’을 두고 마니아 층이 형성, 품귀현상을 빚는 등 인기가 이어지며 실적이 크게 올랐다. 소니코리아 역시 오디오 제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대표적인 일본 기업들이 ‘NO 재팬’ 리스트에 오르며 고전하고 있다”며 “다만 한국닌텐도와 소니코리아, 한국시세이도, 아식스스포츠 등은 불매운동 초기에만 판매가 잠깐 부진했다가 이내 회복하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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