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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자전적 다큐멘터리에서 “만약 당신이 살해된다면, 러시아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겠느냐”는 질문에 한숨을 쉬었다. 이어 “마치 내 죽음을 다룬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고 잠시 숨을 고르는 듯 보인 그는 “그들이 나를 죽이기로 결정했다면 이는 우리가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이 힘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악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유일한 것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가만히 있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의 이같은 말은 결국 그의 운명을 예견한 듯 의문의 죽음 앞에 재조명되고 있다.
‘나발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다니엘 로허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2022 선댄스 영화제에서 “2020년 11월 8일 오스트리아에서 크리스토 그로제프(탐사전문기자)가 던진 말 ‘누가 나발니를 독살하려 했는지 단서가 잡혔다’는 그 한마디가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다”며 “러시아 정부가 저질렀던 부당한 행동에 연관되었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2023년 열린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 16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은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들은 러시아 교정당국의 말을 인용해 “나발니가 산책 뒤 의식을 잃었으며 의료진이 응급조치를 했으나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며 사인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로 일하던 중 러시아 국영기업들의 부패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고발했다. 이후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파헤치는 반부패재단 FBK를 설립하며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떠오르며 푸틴 정권과 각을 세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