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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국내 유튜버들의 중국 진출을 돕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스타트업이라고 아도바(Adoba)를 소개받았을 때 낯익은 이름 때문에 혹여나 잘못 읽은 것은 아닌지 다시 보게 됐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Adobe)와 흡사한 이름 때문이었다.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안준한(41) 아도바 대표 역시 “그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면서 멋쩍게 웃으며 회사를 소개했다.
안준한 대표 “저희 아도바의 철학은 분명합니다. ‘크리에이터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자’라는 모토로 만든 회사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국 진출을 택했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튜브가 못 들어가는 나라인데, 이것이 반대로 기회가 됩니다. 중국은 도우인, 비리비리, 웨이보 등 상위 8대 영상 플랫폼이 모두 커다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유튜브의 최대 수요가 4000만명 수준인 반면, 중국은 8대 플랫폼 중 가장 작은 곳이 8000만명 이상입니다. 이곳에 콘텐츠 진입 장벽을 없앤다면, 얼마나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겠습니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학사와 경영공학 석사를 마친 안 대표는 미디어와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경험을 쌓아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상현실(VR)에 집중해 제이앤컴퍼니즈라는 중국향 VR 플랫폼 기업을 창업했고, 중국 최대 VR 포털 ‘빠치빠치링(87870)’을 운영하는 해피 인터렉티브 네트워크 테크놀로지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실감콘텐츠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VR 분야에서 깊이 있게 사업을 전개하던 그가 갑자기 MCN으로 방향을 튼 이유는 무엇일까.
안준한 대표 “VR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2016년부터 시장이 가장 큰 중국에서 VR 관련 사업을 했었죠.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VR이 너무 정체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VR 플랫폼·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크리에이터들과도 만나고 협업할 일이 잦았는데, 그때 현재 아도바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것을 깨닫고 회사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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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엽 팀장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양국의 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게 연결해주는 일종의 문화사절단 역할을 해보자는 취지로 크리에이터 생활을 시작했어요. 정부 지원 글로벌 크리에이터 캠프가 중국에서 열렸을 때 안 대표님을 만났고,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저처럼 중국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에 대해 서로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됐었죠. 이후 사업을 본격화하신 2019년부터 합류해 라이브 커머스와 광고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아도바는 현재 28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100만 구독자 이상의 메이저 크리에이터만 20팀을 넘게 보유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구독자 수가 중국 진출 성공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안준한 대표 “한국에서 잘 돼야 해외에서도 잘 된다는 인식을 타파하려고 만든 것이 아도바입니다. 어차피 중국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구독자 0명에서 시작합니다. 캣올린이라는 바이올린 전문 유튜버의 경우에도 2년 동안 한국에서 구독자가 3000명에 불과했지만, 아도바를 만나 중국에서는 진출한 지 2달 만에 15만명을 달성했습니다.”
김승엽 팀장 “중국 영상 플랫폼에서 한국에 있는 개인이 혼자서 활동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중국은 특히 미디어와 관련한 정치 이슈나 외부적으로도 외교 이슈가 매일 터지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에 상시 대응할 수 있는 규모의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아도바는 중국 8대 영상 플랫폼과 공식 업무협약을 맺고 있어 가입부터 채널 개설, 중국 기업을 연결한 광고나 라이브 커머스, 수익 정산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해 성장 속도를 극대화해준다. 아울러 음악, 먹방, 반려동물 등 크리에이터들의 분야에 맞는 전담팀을 구성해 제목과 썸네일을 가이드해주고, 저작권 관리 및 이슈 대응도 전부 도맡아주고 있다.
지난달에는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위벤처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어센도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아도바는 이번 투자금을 인재 영입과 자체 지식재산권(IP) 확보 및 라이브 커머스 사업 전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승엽 팀장 “지금은 플랫폼 광고 수익이 비즈니스모델(BM)의 대부분인데요. 하반기에는 아도바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서 키울 생각입니다. 중국에서는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마켓, 왕홍 비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왕홍이 중요한데요. ‘한홍’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한홍단을 만들어 라이브 커머스 등 여러 사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안준한 대표 “현재 한국에 40명, 중국 청주 법인에 20명 등 60명 직원과 함께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만 80명 이상으로 늘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공자의 취업문이 생각보다 넓지 않습니다. 그것도 대부분이 영업 위주이고, 엔터테인먼트나 콘텐츠 쪽은 거의 없죠. 중국과 창의적인 업무 환경 두 가지를 모두 원하는 분이라면 아도바가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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