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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은 애초 예상한 ‘한반도 종단’까지는 아니지만 변칙적인 경로로 북상하며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지나간 이례적 사례로 기록됐다.
카눈은 지난달 필리핀 동쪽 열대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뒤 중국 남부로 향했으나, 이달 초 동중국해에서 일본으로 이동경로를 바꾸더니 곧장 한반도로 북상했다. 우리나라 서쪽과 동쪽에 자리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에 막히자, 두 고기압 사이에 위치한 우리나라가 ‘빈 공간’이 됐고 카눈은 이 공간을 길처럼 이용한 것이다.
더욱이 상륙 시점 기준 시속 34km로 진입한 카눈은 시속 20km 내외의 느린 속도로 북상하며 피해를 키웠다.
전국 곳곳에서는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 현재 공공시설 184건, 사유시설 177건의 피해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도로 침수·유실은 64건(부산 39건, 경북 11건 등)이며 토사 유출은 6건, 제방 유실 10건, 교량 침하 1건, 가로수 쓰러짐을 포함한 기타 98건 등이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집계했다. 다만 전날 대구 군위군에서는 하천에서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으며, 대구 달성군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이 소하천에 추락한 후 실종됐다. 이들은 태풍 인명피해가 아닌 안전사고로 집계됐다.
태풍으로 일시대피한 사람은 17개 시도 125개 시군구에서 1만1705가구 1만5862명이다. 경북이 9804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은 2967명, 전남은 977명, 강원은 869명이다. 국립공원·공항·철도 역시 시설 점검 후 운영이 재개된다.
물벼락으로 도내 곳곳에서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각 지자체는 복구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긴급·응급복구에 나서는 한편 피해를 지원해 조기 수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