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하이브리드 인기에 美판매 '발목'…토요타가 최대 복병

2030년 순수 전기차로 세계 판매량 1위 목표 차질
고물가에 美서 가성비 좋은 하이브리드 판매 20%↑
전기차는 수요↓…세제혜택·가격인하로 경쟁력 유지
머스크 작년 승리선언 무색…"당분간 치열한 경쟁"
  • 등록 2023-11-26 오후 3:58:29

    수정 2023-11-26 오후 3:58:2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기존 내연차 제조업체들을 제치고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를 차지하겠다는 테슬라의 목표에 제동이 걸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가성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사진=AFP)


WSJ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30년 이전에 토요타를 제치고 전기자동차 판매만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토요타 때문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기차 판매가 65% 급증한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하이브리드 차량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머스크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벗어날 시간이다. 그건 (전기차로 가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일부 투자자들도 머스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다수 투자자들 역시 토요타를 테슬라의 경쟁사로 여기지는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크게 늘었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선두 주자인 토요타는 올해 9월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을 약 45만 5000대 팔아치웠다. 1년 전보다 20% 증가한 규모다. 토요타는 미국에서 총 26종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가격이 전기차보다 저렴하다는 점, 전기차 충전을 위해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 하이브리드 차량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연비가 좋다는 점 등이 미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WSJ은 “미 소비자들이 치솟는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성비가 좋은 차량을 찾기 시작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보다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전기차 수요가 쪼그라들었다”며 “토요타가 전체 하이브리드 차량 공급을 늘린 데다,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신차를 공급한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올해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했고, 이에 따라 테슬라가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 및 가격 인하 덕분에 테슬라가 그나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다만 토요타가 테슬라를 위협하는 만큼, 테슬라 역시 토요타엔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소수의 차종만으로 토요타의 일부 베스트셀러 모델들을 앞질렀고, 모델Y 판매량은 토요타의 라브4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두 모델의 판매량 격차는 올해 9월까지 약 7000대에 불과하다. 아울러 미 자동차 조사업체 스트래티직비전은 “테슬라 신규 고객의 8%는 토요타 자동차를 타던 이들”이라고 밝혔다.

토요타 역시 이달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 버전을 공개하는 등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토요타는 순수 전기차 모델은 출시하지 않고 하이브리드 버전의 캠리만 판매할 계획이다. WSJ은 “지난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승패 논란이 매듭지어지는 듯 했지만,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전략을 강화하면서 테슬라는 당분간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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