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인공지능(AI) 로봇 회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한 여성 기자를 추행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쟁거리가 됐다.
| 여성 기자의 엉덩이를 만진 사우디 남성 휴머노이드 로봇 ‘무하마드’. (사진=X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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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된 기술 행사 ‘딥페스트(DeepFest)’에서 사우디 최초의 남성 휴머노이드 로봇 ‘무하마드’가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여성 기자의 신체 일부를 접촉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사용자는 딥페스트 행사장에서 사람 모습을 한 무하마드가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오른쪽 손을 뻗어 여성 기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여성 기자는 당황한 듯 몸을 틀어 피했고, 좌측에 있던 남성 휴머노이드 로봇을 쳐다보며 불쾌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해당 영상은 SNS에서 확산되며 한 주도 안 돼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누리꾼들은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젠 로봇에게도 모욕을 당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 “변태 로봇” “괴물로 코딩됐다” 같은 악평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로봇 개발사 QSS 측은 “로봇의 행동은 정상적인 범위 안에 있었다”면서도 “시연 중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도록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팀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로봇의 동작이 발생했다”며 “해당 기자에게 공개 사과하고 프로그래밍 오류를 수정하겠다”고 전했다. 무하마드는 사우디 최초의 휴머노이드 남성 로봇으로 AI 발전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개발됐다.
| 여성 기자의 엉덩이를 만진 사우디 남성 휴머노이드 로봇 ‘무하마드’. (영상=X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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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I 기술이 적용된 로봇이나 서비스가 윤리적 비판과 맞닥뜨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업계에선 AI 챗봇 생성 어플리케이션 레플리카(Replika) 서비스가 선정성과 윤리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부 사용자들이 앱을 통해 AI 여자친구를 만들고, 언어폭력과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 AI 윤리성 문제가 대두됐된 것. AI가 학습이 가능하고 법적 책임에서 다소 비껴간다는 면에서 AI 윤리기준 법제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가별로 AI 규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해 12월 세계 첫 AI 기술규제 법안인 ‘AI 법(AI Act)’에 전격 합의했다. 합의안은 AI의 위험성을 분류하고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 정부도 지난해 10월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및 활용에 관한 행정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윤리기준’ 마련을 시작으로 지난해 ‘AI 기본법’ 성격의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 등 법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