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둘 다 해결사 아니다, 그러면…

유럽 최고의 석학 자크 아탈리
인류역사 되짚어보며
세계 경제패권 향방 예측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2012`
자본주의 미래 강연
……………………………………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자크 아탈리|360쪽|청림출판
  • 등록 2012-04-27 오전 10:38:28

    수정 2012-04-27 오전 10:38:34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26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세계사에서 `두 개의 태양` G2는 세 차례 있었다. 처음은 1차대전 즈음 형성된 미국과 영국의 구도였다. 두 번째는 미국과 소련. 2차대전 이후 세계를 칼처럼 양분하던 냉전과 함께 만들어졌다. 세 번째는 미국과 중국이다. 급격하게 성장한 중국이 미국의 파트너 자리를 꿰찼다. 물론 이들 G2가 바통 받듯 이어지진 않았다. 소련이 붕괴한 직후 미국은 단 하나의 슈퍼파워였다. 신세계질서를 외쳤고 `자유의 제국`이란 개념으로 이를 이론화했다. 그런데 미국이 금융위기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종내는 한참 뒤졌던 중국과 권좌를 나누게 됐다.

미국을 가라앉힌 위기는 미국 내 머물지 않았다. 글로벌 경제위기란 도미노를 불렀다. 게다가 중국의 번성은 세계 자원부족과 원자재 가격급등을 동반했다. 이도저도 없는 제3세계는 핵을 무기로 쥐었다. 당연히 미래는 불투명하다. “세계는 거대한 소말리아가 되어가고 금융위기는 더 큰 연쇄반응을 일으킬 것이며 전쟁과 내란, 자연파괴에 시달릴 것”이다.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풀 것인가. 누가 나서서 능력을 내보여야 하나. 미국인가 중국인가 아니면 유럽연합인가. 프랑스의 자존심이라는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69·사진)가 답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아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전 지구적 세계정부`다. 한마디로 `국가경계를 허물어라`다. 책은 그 거대담론을 따라가는 긴 과정이다.

세계정부의 근거는 장구한 인류역사에서 찾았다. `세계를 지배하는 주체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이젠 누가 지배해야 하는가`를 따지고 든다. 아탈리에 의하면 누구를 권력주체로 세울 것인가를 고민한 건 인간이 사고능력을 가진 순간부터다. 그 `패권`을 그는 고대 신권부터 로마제국을 거쳐, 중세와 현대까지 연대기로 나열한다. 드디어 도착한 곳은 시장의 힘으로 `세계의 중심`이 꾸려지는 지점이다. 자본주의 헤게모니로 장악되는 `패권`이 형성된 거다.

역사를 통해 그가 얻은 패권의 성립요건은 하나다. 군대로든 돈이로든 `그 당시 가장 큰 통신망`을 갖고 있느냐 여부다. 이 기준에서 볼 때 미국은 얼마간 권좌를 유지할 수 있다. 최첨단 무기와 기축통화로 무장한 덕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쇠퇴할 것이다”. 예측은 쉽다. 더 빨리 크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후보는 중국. 인구파워에 힘입어 군사력도 증강할 것이다. 기축통화 자리도 넘볼 수 있다. 하지만 한참 뒤의 일이다. 예전 영화를 누리던 1800년대 세계 GDP에서 차지하던 비율은 2100년이 돼야 회복될 것으로 진단했다. 설사 패권을 쥔다 해도 지구촌 수십억 인구의 연대를 도모할 힘도 돈도 없다. 제 식구 다스리기에도 벅차다.

아탈리가 생각한 세계정부는 인류 전체의 이익을 돌봐야 한다. 다국적으론 부족하다. 초국가적이어야 한다. 권력을 잡는다는 측면에서 세계정부를 생각해도 안 되고 기존 권력기구에 편입된 모양도 아니다. 이쯤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문제는 과연 그 세계정부가 제대로 기능할 것인가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전략을 거론했다. 법치주의를 기본으로 각 국가가 독립적인 연방정부를 구성하며, 시민운동가·철학자·SNS의 주체들까지 포함한 하이퍼유목민의 초국경적 역할을 끌어내고, 예산·군대·경찰은 물론 `세계 삼부회`까지 갖춘다. 하지만 아탈리 자신도 이 역설이 품은 이상향을 부인하진 않았다. “실현가능하려면 실현가능하다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후기까지 달았다.

세계 경제권력 향방에 관한 이 거대한 그림틀을 서울에서 아탈리가 직접 그린다. 이데일리가 개최하는 `세계전략포럼`을 통해서다. 6월12일과 13일 양일간 열리는 포럼에서 아탈리는 첫째 날엔 마이크 무어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좌담을, 둘째 날엔 `더 나은 미래와 자본주의의 길`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 거장다운 스케일로 키운 세계정부, 그 구상과 실행에 대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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