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위기탓에` 적자내고 짐싸는 美기업들

포드-킴벌리클락 등 환율급락에 무더기 손실
제품값 인상도 지연돼..클로락스 사업철수 결정
  • 등록 2015-01-25 오후 5:08:37

    수정 2015-01-25 오후 5:43:37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내 2위 자동차 업체인 포드자동차는 지난 4분기(10~12월)에 베네수엘라에서의 사업으로 인해 총 8억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우려한 베네수엘라 정부가 외환거래를 통제함에 따라 현지에서 달러화로 본사에 지급하는 배당과 부채 상환에 나서지 못한데다 현지 부품공장에서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완성차 제작에 어려움이 컸다는 주장이었다.

기저귀와 티슈 등을 만드는 킴벌리클락 역시 지난 4분기중에 베네수엘라 사업부문에서만 4억62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바꾼 탓에 당초 달러대비 6.3불리바르였던 베네수엘라 통화가치가 50볼리바르까지 급락하자 환차손을 크게 본 것이다. 킴벌리클락은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과 유동성 부족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공식 외환시장 외에 서로 다른 환율을 적용하는 외환 경매시장(SICAD) 2곳을 하나로 통합하고 정부가 승인한 중개인을 통해 거래하는 제3의 시장을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외환 수익원의 96%를 차지하는 원유 가격이 급락한 달러 부족이 심해진 탓이었다. 현재 공식 환율은 달러당 6.3볼리바르인 반면 두 곳의 경매시장에서는 각각 달러당 12볼르바르와 50볼리바르 수준이다.

아울러 치솟는 인플레이션도 문제다. 기업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맞춰 제품가격을 인상하려 해도 정부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최근 가격 인상 승인이 늦춰지고 있고 현재 12개월 평균 64%에 이르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은 가격 인상을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라는 게 기업들을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프록터앤갬블(P&G)과 제너럴 모터스(GM), 베이커 휴즈, 브링크스 등 베네수엘라에서의 사업 규모가 큰 다국적 기업들은 볼리바르화 가치 하락과 쉽지 않은 제품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에릭 고든 미시건대학 교수가 지적했다.

밥 윌렌스 월가 회계 전문가는 “앞으로 많은 미국 기업들이 포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어떤 기업이 베네수엘라 법인을 없애고 싶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실제 지난해 10월 세정제 및 가정용품 업체인 클로락스는 베네수엘라에서의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돈 크나우스 클로락스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품가격 인상에 너무 더디게 반응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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