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투표조작설'·'김종인 소동'…총체적 난국, 통합당

총선 참패 이후 2주 지났지만 '진지한 반성' 없어
반성의 자리 차지한 것은 각종 음모와 권력암투
민심은 냉혹…지지율, 창당 이후 첫 20% 아래로
"통합당, 그간 문제 원인 외부에서 찾는 모습만 보여"
  • 등록 2020-05-03 오후 3:39:47

    수정 2020-05-03 오후 9:37:46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인천지방법원의 제21대 총선 연수을 투표함·투표지 증거 보전 작업을 참관하던 중 기표가 된 투표용지 일부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미래통합당이 총선에 참패한 뒤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성해도 모자란 시간에 통합당은 △김정은 사망설 △투표조작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소동 등으로 금쪽같은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당이 갈피를 못 잡는 사이 당 지지율은 20%대가 붕괴됐다. ‘패장’ 황교안 전 대표는 반성 대신 “일을 하겠다”는 묘한 말을 남겼다.

총선 참패를 수습해야 할 통합당을 둘러싸고 최근까지 가장 이슈가 됐던 것은 ‘김정은 신변이상설’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모습을 나타내기 전까지만 해도 범(汎)통합당 인사들은 연일 ‘위중설’, ‘사망설’ 등 갖가지 추측을 내놨다.

지성호 “김정은 사망확률 99%”

가장 앞장섰던 것은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두 탈북 정치인이다. 태영호 당선인은 미국 CNN까지 출연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했다.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한 발 더 나가 “(김 위원장의 사망 확률이) 100%는 아니고 99%라고 말씀드릴 정도”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당내 주요인사 그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통합당은 음모론만 제기한 꼴이 됐다.

음모론은 지난 4.15 총선 결과를 두고서도 나왔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의원을 중심으로 일부 후보는 강경 보수 유튜버와 함께 ‘투표조작론’을 들고 나왔다. 민 의원은 사전투표조작설의 근거로 “여야 후보 관계없이 관내 사전투표와 관외 사전투표 비율이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 전국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세간에서는 비현실적 주장이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 또한 당차원에서 제지하지 않았다. 그나마 같은 낙선 인사인 이준석 최고위원이 “보수 전체에 먹칠을 하는 행동이다. 보수진영 전체가 ‘선거에 지고도 반성은 하지 않고 음모론을 펼친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고 언급한 게 사실상 전부다.

김종인 비대위 소동은 현재 통합당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 이후 반성을 외쳤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외부인사인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려 했다. 패배의 책임이 있는 당 지도부의 차기 체제 욕심과 당권을 노린 생존자들의 욕구가 정면으로 부딪혀 김종인 비대위는 좌초됐다. 총선 직후인 지난달 16일부터 당 (상임)전국위원회가 파행으로 끝난 28일까지 통합당에 대해 ‘복마전’(伏魔殿)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일 해야, 무슨 일을 하느냐가 문제”

민심은 냉혹했다. 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8~29일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통합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19%로 집계됐다. 통합당 지지율이 20%에도 못 미친 것은 지난해 8월 둘째 주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18%를 기록한 후 처음이다.

당장 통합당은 8일 원내대표 선거를 치른다. 지금까지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국민이 그만하라 할 때까지 반성, 또 반성해야”(김태흠 의원), “흑백 화면이 나오는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국민들께서 바라보시는 우리 당의 모습이 아니었을까”(이명수 의원) 등 저마다 반성을 외치는 등 상황 인식은 하고 있다. 다만 황 전 대표는 이날 “일을 안 하면 어떻게 하나. 일해야지. 무슨 일을 하느냐가 문제”라며 반성 대신 묘한 여운을 남겼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합당은 창당 때부터 선거 당일까지 모든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외부에서 찾는 모습을 보였다”며 “총선 이후 상황도 마찬가지다. 참패의 원인은 당 내부에 있다는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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