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처드 채/디자이너 | |
이 숨가쁜 이력의 주인공인 한국계 디자이너 리처드 채(31)가 한국에 왔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린 ‘부산 국제 프레타 포르테 2007 S/S 컬렉션’에 참가한 그를 만났다.
“어릴 적부터 제 희망이었어요. 제 이름의 브랜드를 만든 뒤 한국에서 패션쇼를 가지고 싶다는 게. 한국은 저의 조국(그는 ‘homeland’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이거든요.”
그가 2004년 TSE를 떠나 ‘리처드 채’라는 브랜드로 독립을 결정했을 때, 쉬운 건 아니었다. 지방시의 총괄 디자이너 자리를 제안받는 등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은 더 많았지만 그는 “도전이 없다면 인생도 없는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뭣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창출할 수 있다는 데 더 매력을 느꼈습니다. 한국 디자이너의 이름을 자신 있게 알리고 싶고. 파리 생활이 싫어서이기도 했고요(웃음). ” 이번 부산 쇼는 유명 사진작가 브루스 데이빗스의 ‘브루클린 갱’이란 책과 어빙 펜의 ‘꽃’이란 책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파티장에서 혼자 조용하게 있는데도 어딘가 매력이 느껴지는 그런 여성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습니다.” 회색과 비둘기색, 하늘색을 바탕으로 경쾌한 감각을 살렸다.
리처드 채는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 중 하나(2004)로도 뽑혔다. 그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뉴욕 타임스의 호평(2004, 2006), 에코도마니 패션재단상 수상(2005), 패션 전문일간지 WWD에서 선정한 ‘차세대 디자이너 Top 5(2006)’ 등 많은 호평이 있었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노련미가 부족하다”고 악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비판은 저를 단단하게 한다”며 “오히려 그들의 의견이 있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