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16.4%, 덕성여대 11.2% 감축 요구 거부
대학가에 따르면, 청주대는 교육부로부터 지난달 말 ‘하위 15% 대학’에 포함됐다는 통보와 함께 16.4%의 정원 감축을 요구 받았다. 전체 입학정원 2941명 중 485명을 줄이라는 압박이다. 2014년 정보공시 기준 청주대의 학생 1인당 등록금은 786만원으로 정원 감축 시 38억원의 재정 손실이 불가피하다. 재정 압박을 우려한 김윤배 총장은 정원 감축 대신 재정지원제한 대학 지정을 선택했다.
올해로 개교 68주년을 맞은 청주대의 교수·학생·동문 등은 재정지원제한 대학 지정 이전까지 ‘지역 명문 사학의 구성원‘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 대학 학생·교수는 물론 총동문회와 지역사회까지 나서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주대 총동문회는 모교가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청주대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은 총장에게 있다”며 김윤배 총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학교 측도 이런 반발에 위기감을 느끼고 지난 11일 “2017년까지 800억원을 투자해 전국 4년제 대학 상위 30%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현재 청주대의 적립금은 2928억원으로 이화여대(7868억원)·홍익대(6641억원)·연세대(5113억원) 등에 이어 전국 6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학생 1인당 교육비 전국 107위 △전임교원 확보율 88위 △장학금 수혜현황 108위 등을 기록하는 등 적립금을 쌓기만 했지 교육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다 교육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 이후 총장 퇴진 압박을 받자 ‘800억 투입’이란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재정지원제한 대학 후유증 이어질 듯
덕성여대도 교육부로부터 11.2%의 정원 감축을 요구받았다. 전체 입학정원 1298명 중 145명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은 것이다. 이에 총장과 보직교수들은 ‘2015학년도 4%, 2016학년도 7% 감축안‘을 법인 이사회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덕성여대의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약 698만원으로, 145명을 감축했을 경우 10억원 이상의 등록금 수입이 줄어든다. 이사회는 등록금 수입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우려해 정원 감축을 거부하고 재정지원제한 대학 지정을 수용한 것이다.
이들 대학의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조상 청주대 교수회장은 “김윤배 총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국회·교육부에 대해서도 청원 운동을 펴는 등 총장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011년부터 전국의 대학을 평가해 하위 15%에 해당하는 ‘부실 대학’을 산출하고, 부실의 정도에 따라 △재정지원 제한 대학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경영부실대학을 지정해 왔다. 부실 대학이 정부 재정지원으로 연명하는 것을 방지하고, 내부 구조개혁을 통해 정원을 스스로 줄이도록 하는 게 목표이지만, 취업률 등의 지표로 대학을 줄 세우기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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