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만 낳아”…출산율 3명, 재앙이라는 이 나라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이집트 경제난 심화
엘시시 대통령 “출산 규제책 시행 안 되면 재앙”
  • 등록 2023-09-07 오전 10:33:27

    수정 2023-09-07 오전 10:33:27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는 급격한 인구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 경제 성장 속도와 비교해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집트 카이로. (사진=게티이미지)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압둘파타흐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인구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산아 제한 정책 시행을 촉구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출산 규제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인구 과잉 문제는 이집트 사회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교육과 의료에 쓸 정부 예산을 지금처럼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집트 인구는 2000년 7137만명, 2010년 8725만명, 2020년에는 1억명을 돌파하며 10년 단위로 약 1500만명씩 급증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 집권한 이후 “둘이면 충분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산아 제한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저출산 위기에 시달리는 선진국과 달리 이집트의 합계 출산율은 3명에 근접했다. 이집트의 2021년 합계 출산율은 2.9명으로, 정부 목표치인 2.11명을 훌쩍 넘었다.

이에 따라 이집트는 여러 경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집트 빈곤율(전체 인구 대비 중위소득 50% 미만 인구)은 2015년 27.8%에서 2020년 31.9%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7%대에 육박했다. 지난해부터는 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져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은 36.5%로 기록됐다.

이집트 정부는 빈곤층을 달래기 위해 공공 지원금을 살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긴급 식료품 지원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는 약 7000만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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