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의 부자버릇)해외 자산투자 안해? 안하긴…

지적 호기심 강한 부자들 "모르는 상품, 거들떠도 안본다"
해외 통화, 부동산 대신 외평채·외표채 투자..해외 채권 `새 관심`
  • 등록 2004-11-05 오후 12:20:00

    수정 2004-11-05 오후 12:20:00

[edaily 홍정민기자] 연일 이어지는 환율 하락에 달러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일 겁니다. 달러/원 환율이 열흘동안 30원이나 떨어져 연 1%이던 수익률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달러화 가치가 앞으로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면서 벌써부터 금 등 더 안전한 자산으로 옮겨타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세원 노출 기피 수단으로 거액의 달러화를 금고에 가득 넣어두고 있을 것 같은 부자들도 슬슬 불안해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거액 자산가들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PB들의 말을 들어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부자들이 실질적으로 달러화 자체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는데요. 우선 환율이 주가보다 심하게 변동하기 때문에 개인이 외환 거래를 통해서는 실질적인 이익을 얻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 부자들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만수 하나은행 웰스매니지센터 부장은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던 거액 자산가들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 큰 손실을 입었다"면서 "때문에 최근에는 통화를 보유하는 것보다 통화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합니다. 천수명 신한은행 PB사업부 과장도 "개인이 환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기는 상당히 어려우며 투자목적으로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도 전체 고객의 10~20%에 불과하다"면서 "최근 환율 하락으로 달러 거래에 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실제 움직임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전하는군요. 게다가 실제 달러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3년 이상 `장기투자`가 목적인 만큼 환율 변동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시중은행 PB는 "미국의 입지나 영향력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달러가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상, 3년 이상 장기 투자자에게는 달러 보유를 권유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달러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원화 가치로만 수익률을 따질 경우 환율 변동시 부랴부랴 계산기를 두드리며 일희일비하게 되지만 달러 자체를 투자자산으로 생각하면 느긋할 수 있다는 얘기죠. 여윳돈으로 달러를 장기 투자하는 거액 자산가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사고 아닐까요. 자본 시장에 자유화 물결이 일면서 자금 이동에 국경 구분이 사라졌고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졌습니다. 이같은 흐름에 가장 적극적으로 편승하고 있는 부류가 거액 자산가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대상은 해외 직접투자나 부동산, 해외 펀드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외평채`나 `외표채`라고 합니다. 표시만 외화로 돼 있을 뿐 국내 채권이나 다름없는 상품을 선호한다는 거죠. 절세효과와 안정성, 상대적 고수익이 1차적인 투자매력이겠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LA, 상해 등지의 부동산이 부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사실이지만, 불법 외환송금과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열기가 다소 시들해졌다는군요. 한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부자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위험하거나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것을 기피한다"면서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나 해외 투자 등이 많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해외 부동산이나 통화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급격히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합니다. 천수명 과장도 "고객들은 외국 통화, 부동산 등 실질적인 의미의 해외 자산 투자보다 절세효과가 있는 외평채와 외표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확정금리가 제공되는데다 절세효과와 상대적 고수익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있는 상품이라는 설명입니다. 현재 외화표시채권의 세후 수익률이 3% 정도임을 감안하면 종합과세 최고세율 해당자의 경우 세제 혜택을 통해 연 4.5~5%의 정기예금에 가입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죠. 선물환 계약을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낮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한편 우량주를 한꺼번에 대량 매입하거나 자문사 등에 단독펀드를 일임하는 등 국내 주식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종합소득세 문제로 활성화되지 못했던 ELS의 경우 세금을 감수하고라도 투자하겠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하니, 저금리가 투자자들에게 골칫덩어리이긴 한가 봅니다. 굳이 해외 자산에 투자하려는 부자들은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국가 외에 다른 나라 시장을 기웃거리기도 하는데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예금이나 채권이 주요 관심 대상입니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들의 자산의 관리하고 있는 하나은행 웰스매니지먼트센터는 최근 시중 금리가 5~7%선인 뉴질랜드 채권과 예금 투자를 고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하는군요. 이만수 부장은 "최근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나 채권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금리가 5~7% 정도인 뉴질랜드쪽에 투자하는 방법을 포트폴리오에 넣기 위해 태핑중"이라고 말합니다. 환율에 따른 리스크는 있지만 국가만 안정적이라면 금리가 높은 곳에 투자하는 것도 해볼만하다는 얘기죠. 지금 세계지도를 펴고 각 나라 금리를 한번 따져보는 건 어떨까요. 가만히 앉아있으면 원금까지 까먹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 크게 움직여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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