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00)올해 무너진 증시의 속설들

  • 등록 2000-12-27 오후 6:46:27

    수정 2000-12-27 오후 6:46:27

올 한해 종합주가지수가 52% 이상 급락하는 가운데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던 시장의 속설들도 차례로 "약효"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중에서 올해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불러 일으켰던 증시 속설이나 격언들은 어떤 것들이며, 실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살펴본다. ◇음봉이 3회 출현하면 반등한다 그동안 증시에서는 월봉 챠트상 지수가 하락해 음봉이 3회 연속으로 나타날 경우 다음 달 반등할 확률이 크다는 속설이 의미있게 받아들여졌다. 물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IMF관리체제로 접어들었던 지난 97년 8번의 음봉이 출현했고, 7개월 연속 지수가 하락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특수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올해 "음봉이 출현하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믿음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지난 7월 음봉이 나타난 이후 많은 증시 전문가들의 반등 예상에도 불구하고 11월까지 음봉이 다섯번 연속 발생했다. 지난 6월 한 달동안 종합주가지수가 82.73포인트 급등한 이후 지수 하락은 계속됐다. 7월 29.24포인트, 8월 38.48포인트, 9월 78.97포인트, 10월 74.74포인트, 11월 39.53포인트씩 각각 하락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증시관련 정보가 일반인들에게도 비슷한 속도와 양으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이처럼 경험적 수치를 이용해 반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올 거래소시장에서 하반기 최대 화제를 불러 일으킨 동아건설의 "보물선" 사건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격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IMT-2000 등과 같은 재료의 경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몰렸던 매수세가 뉴스 이후 매도세로 돌변해 이 격언의 위력을 실감나게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매수 기반이 취약한 시장에서는 동아건설처럼 뉴스에도 흔들리지 않는 종목이 어느 해보다 많았다. 동아건설은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루머가 나돌면서 상한가 행진을 시작한 이후 각종 언론매체와 정부기관, 해외 연구소 등에서 반박자료가 나왔지만 폐장일까지 14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LG화학도 퀴놀론계 항생제인 "팩티브"의 FDA 승인이 무산된 이후에도 매수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주가를 떠받쳤다. 근화제약, 삼진제약 등 상당수 소형 제약주들도 신약 개발이나 M&A 재료 등을 배경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3번째 투매는 맞서라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투매가 나올 경우 "3번째 투매는 맞서라"라는 증시 격언이 통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즉, 투매는 매매주체들의 합리적인 판단에 의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거래소시장에서는 몇 차례 투매과정에서 맞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오히려 "허황된 기대감" 이상이 아님을 보여줬다. 지난 14일 코스닥지수가 70.85를 기록한 뒤 연 7일동안 18.23포인트 급락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격언이 지수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했다. 개인의 투매가 이어지면서 지수가 60선 아래로 떨어지자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저가 매수를 강조했지만 결국 손실을 불리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외국인이 선물 매수하면 주가가 오른다 지난 해까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수하면 거래소시장의 주가가 덩달아 오른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처럼 여겨졌다. 실제 거래비중은 3~5%대에 불과하지만 현물 매수세력을 등에 업고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 선물 매수세의 위력은 그만큼 컸다. 그러나 올해 실시간으로 선물과 옵션시장에서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이 공개되면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자 외국인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단타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고 오히려 외국인 선물 매수가 부담요인으로 바뀌게 됐다.차익거래잔고가 매도부담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대규모로 장중에 선물을 매수했다가 오후 막판에 전매해버리는 "하루살이식 전략"은 반대로 "외국인 선물매수=지수 하락"이라는 공식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독수리는 참새를 잡아 먹는다.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는 정보의 싸움이라는 측면에서 정보력이 약한 일반인(참새)들은 정보에 밝은 기관 등 전문투자자에게 당하기 쉬움으로 항상 "독수리"들의 동향을 파악해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기관이 오히려 개인 투자자의 발빠른 매매에 농락당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올해 사이버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개인의 데이 트레이딩이 활기를 띄면서 제약주와 은행주, 증권주, 관리종목 및 우선주 등으로 순환매를 주로 했다. 또 개인은 선물시장에서 초단타매매를 통해 기관의 프로그램매매까지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파워를 선보였다. 결국 기관의 자금여력 부족이 독수리와 참새의 역할을 뒤바뀌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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