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th SRE]“과속은 기업에게 가장 치명적”

[인터뷰]◇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그룹평가본부 실장
  • 등록 2013-05-22 오전 11:10:10

    수정 2013-05-23 오후 2:25:58

[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잘 나가던 기업도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체력을 넘어서 과속하게 되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동양과 STX 사례를 통해서 다른 그룹들도 반면교사로 삼아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좋겠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사진)은 ‘동양, STX 그룹의 구조조정과 예상되는 효과’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보고서가 발간된 날짜는 3월 26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4월 1일,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마치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타이밍을 맞춰 나온 보고서였다.

류 실장은 “내가 점쟁이도 아닌데 구조조정의 정확한 날짜를 어떻게 맞출 수 있겠냐”며 “다만 그룹 출범 이후 문어발식 확장 정책이 너무 오랜기간 계속됐고, 대규모 자금요소가 외부차입금을 통해 충당돼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17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에 선정된 두 회사에 대해 “동양은 오랜기간 아픈 상태였고, STX는 급격하게 상태가 안 좋아진 급성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였다. 둘 다 병원에 가야 하는 상태에서 이제야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그룹은 구조조정으로 가는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동양은 IMF를 겪은 지난 2000년부터 재무적으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었다. 류 실장의 표현대로 ‘아프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된 상태’라는 것. 당시 비금융계열사의 경우 시멘트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계열사내 큰 부실이 없는 상태에서 구조조정을 시도했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면 STX그룹은 대규모 M&A와 시설투자를 통해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해오던 중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조선업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2007년까지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은 2008년을 기점으로 물동량이 급감한 반면, 기 발주된 선박이 많아 공급은 증가하면서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지게 됐다.

그는 두 그룹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다소 상반된 시각을 내놨다.

그는 “동양그룹은 계획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자산과 부채 비율은 다소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높은 금융부담으로 인해 수익기반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어 “동양의 경우, 근본적으로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자본확충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업은 공급과잉과 해운시장 침체로 인해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올해도 조선시장의 단기적인 수급여건이 쉽지 않아 수익성 부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STX의 경우, 이제 공은 채권단의 손으로 넘어갔다”며 “채권단에서 600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에 합의한 만큼,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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