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th SRE]“철강산업, 어둡지만은 않다”

[인터뷰]이삼영 NICE신평 기업평가1실장 "업체별 위험수준과 재무안전성 차별화돼있어"
  • 등록 2013-05-22 오전 11:10:12

    수정 2013-05-23 오후 2:21:07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실적 발표시즌에 맞춰 최근 실적이 안 좋아지는 철강업계의 원인과 개별 기업의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었다. 선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게 애널리스트로서의 역할이다.”

이삼영 나이스(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철강산업경기 하락 원인과 전망, 업계의 대응과제’ 주제의 보고서가 좋은 평가를 받은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응답자 109명 중 15명(13%)의 지지를 받아 ‘가장 인상적이고 업무활용도가 높은 연구보고서’ 공동 2위에 뽑혔다.

이 실장이 참여한 보고서가 베스트리포트에 선정된 건 처음이 아니다. 연구위원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의 구조와 건설회사 PF 우발채무위험 분석’을 주제로 작성한 보고서로 8회 SRE에서 베스트리포트 2위에 오른 바 있다.

[이데일리 권욱 기자] NICE신평 이삼영 기업평가1실장 인터뷰
그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가 좋은 보고서라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쉽게 쓰려 노력했던 점이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 자문위원은 “이슈가 잘 정리돼 있어 참고하기에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생산 능력이 확대된 반면 건설·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는 둔화되면서 철강경기 하락이 불가피하다. 다만 이 실장은 “투자 규모나 주력제품시장 환경변화 수준,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따라 업체별로 위험수준과 재무안정성 등이 차별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철을 직접 만들어내는 고로사에 속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설비투자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익창출로 자본 축적이 지속되고 있다. 전기로사와 냉연사의 경우, 현대하이스코, 한국철강, 대한제강 등은 다소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이는 반면, 동국제강, 동부제철, 유니온스틸 등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쪽에 치우쳐 있거나 차입금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실장은 17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에 선정된 동국제강에 대해 “조선업황이 나빠지면서 주력사업(후판)이 부진해진 데다 중국 저가물량이 유입되면서 판매가격 인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같은 전기로사지만 동국제강과 한국철강·대한제강을 차별화해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철강산업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이삼영 실장은 “올해 철강업체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내년부터 투자 관련 자금 수요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업체들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강업체가 고급강종 개발과 제품·판매지역 다변화 등을 추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입대체·수출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부 위험은 남아있다. 이 실장은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일부 회사는 영업창출 자금으로 이자비용, 설비투자 자금 등을 충당치 못해 외부자금에 의존, 재무구조가 저하될 수 있다”며 “국내외 시장환경 변화와 강종별 수급 추이를 파악해 신용위험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강산업경기 하락원인과 전망, 업계의 대응 과제’ 요약 (이삼영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이영규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

철강산업 수급시장이 불균형 상태에 빠졌다. 국내 철강사는 2000년대 중반 철강경기 호황기에 축적된 이익을 2007년부터 적극 투자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철강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게다가 중국의 철강재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점도 국내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제철·제강 공정 방법에 따라 고로사, 전기로사, 냉연사로 나눠볼 수 있다.

국내 고로사(열연강판 시장)에서 포스코의 독점적 지위는 지난 2010년 현대제철이 고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약화됐다. 이에 포스코도 현대제철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 투자에 나섰다. 초과수요상태이던 열연강판·후판이 수급균형을 찾고 가격 교섭력이 약해져 고로사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의 수요를 확보한 현대제철이 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포스코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차입금 규모가 확대됐지만 이익창출로 자본축적을 지속하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포스코 33.6%, 현대제철 133.4%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전기로사는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주력사업인 후판의 수익성이 조선업황 하락으로 크게 저하됐다. 중국 저가 물량까지 유입됨에 따라 조선사와의 구매교섭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다. 2000년대 중반 집행했던 적극적 설비투자도 문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 9000억원 규모로 부채비율은 173.7%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한국철강과 대한제강은 보수적 투자기조를 유지하며 부채비율 각각 37.6%, 96% 등으로 안정적 채무흐름을 보였다.

반면 지난 2010년 열연강판 공급조건이 개선된 이후 냉연사의 수익성은 나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시장(Captive Market)을 바탕으로 다른 냉연사보다 영업수익성과 실적이 안정적이다. 동부제철은 전기로를 준공했지만 생산경험이 짧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 유니온스틸은 냉연강판 사업만 진행해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다만 동부제철과 유니온스틸은 2010년 이후 영업실적과 투자부담이 줄면서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됐다.

국내 철강업계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생산 증가세는 둔화되고 관련 자금소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철강업계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만만찮다. 조선업, 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회복세가 더뎌 수요는 부진한 반면, 내년부터 확대된 생산설비가 가동돼 공급은 과잉 상태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잉여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동남아, 중동, 일본 등에서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일부 회사는 영업환경의 악화로 외부자금에 의존하면서 재무구조가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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