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지하(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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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1970년대 시를 통해 독재에 저항했던 시인 김지하(본명 김영일)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고인은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별세했다. 고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1941년 2월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김지하는 서울 중동고등학교, 서울대 미학과를 다녔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학생운동을 했고 1964년 6·3 항쟁에 참여했다가 수감돼 4개월간 복역한 경력도 있다.
1963년 3월 ‘목포문학’에 김지하라는 필명으로 ‘저녁 이야기’라는 시를 발표했고 1969년 11월 ‘시인’지에 ‘비’, ‘녹두꽃’ 등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 등단했다. 1970년 저항시 ‘오적’을 ‘사상계’에 발표하면서 저항시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한국사회에 만연했던 부정부패를 풍자한 시였다. 이로 인해 그는 반공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고 사상계는 폐간됐다. 이른바 오적필화 사건이다.
이후 1972년 권력의 횡포와 민심을 그린 담시 ‘비어’로 다시 한번 옥고를 치른 후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때는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1975년에는 19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민중가요가 된 ‘타는 목마름으로’의 원작 시를 쓰는 등 고인은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시,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열망이 넘치는 시로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5년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 1981년 국제시인회 위대한 시인상, 브루노 크라이스키상, 1993년 이상문학상, 2002년 정지용 문학상, 2002년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