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냉동 삼겹살을 샀는데 스티로폼 박스와 젤 아이스팩이, 달걀을 샀는데 비닐 완충재 등이 따라온다. 식료품 몇 가지 주문했더니 ‘쓰레기’ 더미가 따라온다. 새벽배송을 이용할 때면 편하지만 불편한 이유였다. 죄책감마저 들 때도 있다.
그랬던 새벽배송 서비스가 확 바뀌었다. 스티로폼 박스가 ‘천 가방’이나 ‘종이 박스’로, 완충재, 지퍼백, 파우치 등이 모두 ‘종이’가 됐고 젤 아이스팩도 워터팩으로 변했다. 친환경을 생각한 고객의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강신우의 닥치Go’ 영상 캡처)
최근 새벽배송 서비스업체인 마켓컬리가 포장재를 종이로 모두 바꿨다. 일명 ‘올페이퍼챌린지’ 프로젝트로 환경까지 생각한 새벽배송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냉동식품은 스티로폼 박스를 쓴다. 식품을 변질을 막기 위해 식품위생상 보랭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냉장식품은 비닐 완충재를 겹겹이 감싸 배송됐다. 제품 파손을 막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스티로폼만이, 비닐 완충재만이 식품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종이만으로도 충분히 고객에게 안전하게 신선식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강신우의 닥치Go’ 영상 캡처)
얼마나 바뀌었을까. 마켓컬리에서 몇 가지 상품을 주문해봤다. 품목은 냉동식품과 냉장식품, 과일류, 유리병에 든 음료수 등이다.
먼저 냉동식품을 살펴봤다. 기존 스티로폼 박스가 아닌 종이 박스에 담겨 왔다. 박스를 열어보니 종이로 포장된 드라이아이스에 상품이 꽁꽁 얼어 있었다. 혹여 종이가 녹은 얼음에 젖어 박스가 파손될 염려에 완충재를 덧댔다. 완충재 역시 비닐이 아닌 종이다. 모두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로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스는 고이 접어 재활용함에 넣기만 하면 끝.
일반식품은 기존 비닐로 감싸 상품별 위생을 위해 분리했다면 이제는 종이를 감싸 상품을 나눠놨다. 냉장식품에는 젤 아이스팩 대신 100% 워터팩으로 보냉효과를 챙겼다. 워터팩에 든 물은 하수구에 버리고 팩 자체는 분리배출 하면 된다.
더 놀라운 것은 디테일에 있었다. 박스 테이프마저 종이재질로 바꿨다. 박스에 붙은 테이프를 일일이 떼어내지 않아도 재활용 가능하다.
(사진=유튜브 채널 ‘강신우의 닥치Go’ 영상 캡처)
결론은 주문한 신선식품에 ‘냉해’나 ‘파손’ ‘변질’ 등이 전혀 없었고 포장재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해 버리기도 쉬웠다. 쓰레기 때문에 두 번 주문하기 망설였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새벽배송은 편리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환경파괴에 일조한다는 ‘죄책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친환경 트렌드에 맞는 천 가방이나 종이 포장재 등을 사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