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양 앞으로]③필요성과 현실 간극 크다

美 2년만의 부양에 시작부터 의구심..유럽, 여력조차 없어
위기직후보다 여건·효과 모두 미흡 우려
  • 등록 2011-09-09 오후 2:53:22

    수정 2011-09-09 오후 2:53:22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전세계 경제가 다시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자 각국 정부는 큰 고민에 빠졌다. 수렁으로 빠져드는 경제를 놔둘 수 없지만 이미 위기 치유를 위해 공격적인 부양에 나선 터라 곳간은 텅 비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빚이라도 내 재정을 풀 수 있는 곳은 상황이 낫다. 일단 빚부터 갚아야 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국가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대대적인 긴축은 민심을 이반시키고 있어 사회적인 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

◇ 美 2년 만에 부양책 다시 내놨지만…

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4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공개했다. 지난 2009년 이후 2년 만이다. 그러나 곧바로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발동했다. 과연 어디서 재원을 끌어오느냐 때문이다.

▲ 붉은 선은 美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추이(%, 좌축 기준). 주황과 푸른선으로 표시된 부분은 미 정부 채무한도 추이(조달러, 우축 기준)를 나타낸다.
오바마 대통령은 2년 전 8000억달러의 부양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런 논란에 더해 금융위기 치유와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은 예산은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와 미국의 정부 부채 규모는 15조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지난 8월 정부 채무한도 상향을 위해 정치권이 극한 대립을 보이면서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정부와 날선 대립을 했던 공화당도 심각한 상황임을 공감하고는 있지만, 오랫동안 고수해온 지출 감축이란 대의를 쉽게 굽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 정부와 의회는 부양은 하되 적자는 줄일 수 있는 매우 어려운 묘수를 짜내야 한다.

◇ 유럽, 구제금융에 허덕..부양 생각도 못 해

유럽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그리스를 시작으로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이 하나둘씩 무너지면서 경제에 구멍이 나도 손 쓸 여력조차 없는 곳이 많아졌다.

▲ PIGS 국가별 정부 부채 추이 및 전망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 기준
그리스는 지난 7월 2차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고, 폴란드와 스페인, 아일랜드 등 이른바 `PIGS`국가에서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들로까지 재정위기 불길이 번지고 있다. 이미 유로존에 손을 내민 국가들은 물론 위기설에 휩싸인 국가들은 신뢰 회복이 급선무로, 경제 상황을 돌볼 여력 없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긴축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나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들도 최근 성장률이 정체 상태를 보이거나 후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역시 최근까지 긴축에 방점을 뒀고, 그나마 여유 있다고는 해도 유럽 재정 취약국들에 대한 구제금융을 분담해야 해 부양카드를 꺼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 

◇ 긴축에 이미 성난 민심, 또 다른 변수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이 아닌 이상 부양을 위해 줄어드는 재정은 또 다른 부분으로 메워져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경기부양안을 내놓으면서 재정지출 감축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부자 증세 움직임이 일고 있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대지진 재건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증세를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증세는 소비나 투자 같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또 새로운 부양책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기존의 부양책이 실패한 것을 인정한 셈이라 신뢰가 전같지 않다. 최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일 때도 연준이 유동성만 늘릴 것이란 비판이 부각되자 연준이 나서더라도 부양효과가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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