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 주먹을 위빙(몸을 좌우로 흔들어 상대방의 주먹을 피하는 방법)과 더깅(무릎을 굽혀 주먹을 피하는 방법)으로 피한후 무게를 실어 날린 오른손 스트레이트. 상대 턱에 적중했다. 비틀거리는 상대에게 왼발 미들킥으로 옆구리를 차고 재빠르게 다가선후 상대를 넘어뜨린다.
이어 순식간에 상대를 `암트라이앵글초크(자신의 팔로 상대방의 목과 팔을 감싸안는 기술로 얼굴로 가는 대동맥에 압박을 가해 상대방의 머리에 피가 통하지 않게 하는 기술)`를 걸어 상대에게 항복을 받아낸다.
증권맨 중에서도 상대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내가 쓰러져야하는 `링 위의 생존법칙`을 온몸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신종우 한양증권 법인영업팀 이사(40·사진)가 바로 그 주인공. 유도 3단, 합기도 2단에 한때 펄펄 날던 시절 서울 인근 특공부대에서 근무해 특공무술도 수련한 사나이다.
신 이사는 최근 새로운 무술 수련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MMA라고 불리는 이종격투기 대회 출전을 위해서다. 그는 무에타이와 복싱, 브라질 유술인 주짓수와 레슬링 등 갖가지 무술의 장점을 모아 만든 종합무술을 수련하고 있다.
법인영업에도 눈코뜰새 없이 바쁠텐데 어떻게 그렇게 시간을 낼까. 의아스러워 직접 신 이사 사무실을 찾았다. 기자도 무에타이와 복싱을 수련하는 `햇병아리` 무도인이라 개인적인 관심도 컸다.
신 이사 책상뒤에 놓인 바벨과 운동기구가 눈에 들어온다. 그것도 무게별로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인터뷰 하기 전에 막 운동을 한 모양이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신 이사에게 `젊은이에게도 쉽지 않는 운동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를 물으니 호탕한 웃음과 함께 인생사를 꺼낸다.
IMF. 무리한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과 선후배의 채무보증으로 인한 대위채무인수. 다니던 회사는 대그룹으로 피인수됐다. 매달받는 급여로는 밀려드는 고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빚더미에 쌓인 그에게 별안간 지방지점 발령이 떨어졌다. "당시 지방 발령은 회사를 그만두라는 얘기보다 더 두려웠다"고 회고한다.
술로 세월을 보내면서 자살 충동까지 느꼈던 그였지만 회사를 과감하게 그만두고 망가진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다시 체육관을 찾았다. 이후 신 이사는 투자자문사를 거쳐 3년전 한양증권에 새 둥지를 틀었다.
신 이사는 결심했다."어차피 인생 자체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수많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더 이상 지지 않겠다"라고.
신 이사는 지난 10월 우수한 영업실적을 내 모범팀 표창상을 받았다. 모든 공을 법인영업팀 직원에게 돌리는 신 이사는 "밝히기는 쑥스럽지만 거의 매분기 우수 팀상을 놓쳐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최근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이종격투기 대회에 출전해서 젊은 친구들과 기량을 겨뤄보고 싶고 아마추어대회에서 1위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신 이사는 최근(20일) 수원에서 열린 스피릿MC 아마추어대회에 출전하려고 했지만 최근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업무증가로 도전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스피릿MC는 국내 최대의 이종격투기대회며 그 수준 또한 높다.
"출전 기회를 다음으로 늦춘 것 일뿐 목표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대회에 참가해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더라도 제 한계를 정해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회사(한양증권)를 위해서, 제 자신을 위해서 앞만 보고 열심히 뛰렵니다." 신 이사의 각오에는 펄펄 끓어오르는 `파이팅!`이 배어 있었다.
◆신종우 이사 약력
-1965년 생
-영남대 법학과 졸
-현대투자신탁증권 지점영업과장
-AMG 투자자문 자문영업 이사
-동양오리온투자신탁증권 증권법인영업 부부장
-현 한양증권 법인영업3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