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神이시여" 붓으로… 빛으로…믿음으로 그린 그림

‘예술과 종교의 만남’ 대전시립미술관 두 전시회
  • 등록 2006-05-02 오전 11:34:33

    수정 2006-05-02 오전 11:34:33

[조선일보 제공] 뛰어난 예술가는 신(神)의 사랑과 질투를 함께 받는다. 미술로 종교를 만나는 전시 두 개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프랑스 근대미술의 거장 조르주 루오 전시 ‘루오-영혼의 자유를 지킨 화가’(5월 4일~8월 27일)와 김인중 신부전(5월 4일~7월 30일)이다.

20세기 초 유럽은 야수파, 표현주의, 입체파 등의 미술사조가 휩쓸었지만 조르주 루오(Georges Rouault·1871~1958)는 어느 한 유파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보는 사람이 감동을 받아서 예수님을 믿게 할 수 있는 예수님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예수의 얼굴,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많이 그렸다. 이번 전시에 걸린 유화 ‘모욕을 당하는 예수’(그림, 왼쪽), ‘그리스도의 얼굴’, ‘베로니카’(그림, 오른쪽 아래) 등은 그의 이런 소망을 잘 드러낸다.

루오는 20세기 초 유럽의 거리에서 만나는 밑바닥 인생 또한 잘 그렸다. 지칠 대로 지쳐 피곤하게 몸을 씻고 있는 창녀, 싸구려 서커스의 광대 등이다. 이런 사람들의 그림에서도 그는 성스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광대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감추어야 하는 슬픈 사람’이라고 보았기에 숙연한 분위기를 담을 수 있었다. 루오의 대표작들은 굵은 윤곽선 속에 물감을 두텁게 칠해 마티에르(질감)가 살아있다. 더욱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는 광휘가 흐른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유명한 판화 연작인 ‘그리스도의 수난’, ‘미제레레’, ‘악의 꽃’ 등도 전시된다. 파리의 조르주 루오 재단, 퐁피두 센터, 파리시립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가지고 왔다. 루오가 생전에 쓰던 붓, 팔레트, 책 등 유품도 같이 볼 수 있다.

김인중(66) 신부는 마리아를 경배하는 주제로 만든 작품 20점을 보여준다. 빛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듯해 ‘빛의 화가’라 불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자기, 스테인드 글라스, 미사제의에 그림을 넣은 다양한 작품을 보여준다. 높이가 2~3m인 대형 스테인드 글라스에서는 주황, 노랑, 보라의 색깔이 투명한 여백과 어울리며 퍼진다.

“종교와 색채의 신비가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김인중 신부는 2003년 노트르담 성당에서 초대전을 했고, 스위스 프뤼브르 성당, 프랑스 앙굴렘의 세례 요한 성당 등에 그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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