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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에 사는 최병열(38)씨는 빌라 옥상의 작은 텃밭을 가꾼 후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최씨는 퇴근하자마자 옥상을 들르는 일이 일상이 됐다. 대파, 콩, 가지, 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를 4년째 키우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정성껏 키운 열무로 김치를 담갔다. 처음에 낯설어하던 세 아이도 이제 시키지 않아도 텃밭에 가서 물을 줄 정도로 텃밭 가꾸는 일을 즐긴다. 최씨는 “구청에서 친환경 유기농 약재를 줘 키우는 데 어려움은 없다”며 “채소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데다가 취미생활도 생겨 좋다”고 만족했다.
삭막했던 천호동 장미마을은 상자 텃밭으로 꾸미자 깨끗해졌다. 천호동 주민인 김수천(64)씨는 “장미마을에 텃밭이 생긴 뒤로는 동네를 깨끗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주민이나 지나다니는 사람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텃밭에 채소를 함께 심고 거둔 채소는 이웃과 나누니 자연스레 이웃 간 다툼도 줄었다. 김씨는 “이웃간 정도 깊어져 텃밭 가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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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도시농부’라도 도시농업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도시농업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는 도시농업 실천반과 친환경 농업소비자반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 내 도시농업 실천 방법과 병해충 방지약 만들기 등 도시농업이 익숙지 않은 시민에게 도시농업을 설명해주는, 일종의 입문과정이다.
서울시내 각 자치구도 실제 텃밭 가꾸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봉구는 지난 6~7월, 10번에 걸쳐 ‘도시농부 학교’를 열었다. 절기에 따른 작물 재배, 흙 고르기, 자연퇴비 만드는 방법 등을 교육하고 실제 텃밭 만들어보는 실습까지 이뤄졌다.
올해 처음으로 주택 옥상에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이묘남(44)씨도 “텃밭을 가꾸면서 음식물쓰레기를 삭히는 과정을 거쳐야 퇴비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이와 함께 텃밭을 가꾸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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