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위기' 마크롱, 34살 최연소 총리 발탁

새 총리에 가브리엘 아탈 교육 장관…첫 성소수자 총리
'프랑스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 꼽혀'
6월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인적 쇄신…승리시 대권주자 부상
  • 등록 2024-01-10 오전 9:37:35

    수정 2024-01-10 오전 9:37:35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레임덕 위기’에 몰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4살 최연소 총리 발탁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잇다. 인적 쇄신이 효과를 거뒀는지는 올 6월 유럽의회 의원 선거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가브리엘 아탈 신임 프랑스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잠재력 발휘가 내 목표”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가브리엘 아탈 교육부 장관을 차기 총리로 임명했다. 아탈 신임 총리는 1989년생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총리다. 전임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보다 38살 어리다.

17세에 사회당에 입당, 정치 활동을 시작한 아탈 총리는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을 도왔다. 이후 청년정책 담당 국무장관, 정부 대변인, 공공회계 담당 장관을 거쳐 지난해 교육장관을 맡았다. 교육장관을 지내면서 초·중등교육 강화, 공립학교 내 아바야(얼굴과 손발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의상) 금지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아탈 총리는 프랑스 역사상 첫 성소수자 총리이기도 하다. 아탈 총리는 2018년 옛 친구에게 아웃팅(다른 사람의 성적 지향을 동의 없이 밝히는 것) 당한 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유럽의회 의원이 그의 ‘시민결합’ 파트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탈 총리 지명을 발표하며 “내가 (신년에) 발표한 (국가) 재무장·재생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그의 에너지와 헌신을 믿는다”고 밝혔다. 아탈 총리는 “프랑스가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게 내 목표다”며 “프랑스는 결코 쇠퇴가 아닌 변화·대담함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화답했다.

유럽의회 의원 선거가 시험대

연금제도 개편과 이민 절차 강화 등 마크롱 정부의 개혁을 진두지휘한 보른 전 총리는 2년을 재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마크롱 대통령과 보른 총리는 프랑스의 미래를 명분으로 개혁을 밀어붙였지만 이로 인해 지지도가 바닥을 기었기 때문이다. 6월 유럽의회 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프랑스 여당인 중도 르네상스 지지율은 극우 국민연합에 8~10%포인트가량 뒤처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으로선 자칫 조기 레임덕에 빠질 위기다.

아탈 총리 발탁은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아탈 총리는 40% 지지율을 얻으며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꼽혔다. 아탈 총리 임명엔 28살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국민연합에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입소스의 제롬 푸르케는 “(아탈 총리는) 대통령이 낼 수 있는 최고의 패였다”며 “마크롱은 유럽의회 의원 선거에서 바르델라의 부상을 견제하고 싶어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프랑스 정치평론가 알랭 뒤아멜은 아탈 총리가 “본능적인 정치적 재능을 지닌 인물이자 인기 없는 정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라며 “마크롱의 집권 2기는 인기 없는 두 가지 개혁(연금·이민) 개혁을 제외하곤 명확성이 없는 표류기였기 때문에 엄청난 도전이 아탈을 시험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6월 유럽의회 의원 선거는 마크롱 대통령과 아탈 총리 모두에게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 의원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아탈 총리는 단번에 대권 주자로 등극할 수 있다. 반면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지고 아탈 총리는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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