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사건' 실종신고 당일 CCTV 보니…지구대 '잠잠'

피해자 실종 당일 망우지구대 CCTV 영상 확인
지구대 찾은 일반인 4명…경찰 5~8명 상주
"주변 시끄러워 못들은 것" 주장 설득력 잃어
  • 등록 2017-10-17 오전 9:57:16

    수정 2017-10-17 오전 10:31:49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45분쯤 서울 중랑경찰서 망우지구대 폐쇄회로(CC)TV 영상 갈무리. 이영학 사건 피해자 A(14) 양의 어머니(노란색)가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영상에 표기된 시간은 실제 시각보다 7분 50초쯤 빠르다. (사진=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사건 실종신고 당시 “주변이 소란스러워서 피해자 어머니가 이영학 딸(14)과 통화했다는 진술을 듣지 못했다”는 경찰의 해명과 달리 담당 지구대는 별다른 소란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초기 경찰의 미숙한 대응 행태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A(14)양 어머니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45분(CCTV 23시 53분 표기)쯤 중랑경찰서 망우지구대에 도착했다. 친구를 만나러 간 아이가 돌아오지 않고 연락조차 되지 않자 112에 신고한 뒤 추가 조사를 위해 지구대를 찾은 것이다.

A양 어머니는 이날 경찰에 “아이가 마지막으로 만난 게 이 양”이라고 진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여러차례 이 양과 통화를 했으며 지구대에서 경찰관을 앞에 두고 통화를 했다”고 언론을 통해 알렸다.

이는 “A양 어머니에게 이 양의 존재를 다음 날인 1일 밤 9시쯤에 들었다. 일찍 알려줬다면 이 양을 특정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던 경찰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경찰은 이후 “통화를 했더라도 (지구대 안이) 소란스러워 잘 들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만약 담당 직원이 프로파일링(상담) 일지를 정리하는 동안 통화를 했다면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영상에서 A 양 어머니가 들어온 30일 오후 11시 45분부터 다음 날인 1일 오전 0시 33분까지 지구대에 있었던 일반인은 남성과 여성 각 2명씩 총 4명뿐이었다. 이들은 민원인 대기석에 앉아 별다른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 A양 어머니가 잠시 밖으로 나갔던 9분을 제외하고 남은 39분 동안 추가 방문자는 없었으며 경찰 5~8명이 항상 자리를 지켰다.

A양 어머니가 지구대에서 2분 18초간 했다던 이 양과의 통화를 “주변이 시끄러워서 못 들었을 것”이라는 경찰의 해명이 설득력을 잃게 되는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20분쯤 실종 신고를 했다. A양은 이튿날인 1일 낮 12시 30분쯤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초 실종 신고부터 살해 시점까지 13시간 가량 있었지만 경찰이 수색에 적극 나서지 않아 구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아빠’ 이영학 씨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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