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개 종목 모두 흥행 성공…열기 과열 지적도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사료는 지난 23~24일 진행한 공모 청약에서 169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약 증거금으로 1조7023억원이 몰렸다. 앞서 공모 청약을 진행한 제노레이와 세종메디칼도 1000대 1이 넘나드는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들 3개 종목의 청약 증거금만 6조원에 육박했다.
이들은 수요예측 과정에서부터 8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지난 3월 이후 잠시 주춤했던 시장을 다시 열어젖힌 제노레이의 경우 지난달 5일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의 첫번째 IPO 투자 대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 한 달 반 만에 2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이 신규로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등을 포함한 신주에 투자해야 IPO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청약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달 IPO를 진행한 기업들의 공모 규모가 100억~200억원대로 크지 않았고 기업가치가 그리 높게 평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공모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평소라면 흥행에 성공하기 힘들 수 있는 종목이었으나 코스닥벤처펀드 붐과 남북경협주 열풍 덕을 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공모주 수익률이 좋기에 코스닥벤처펀드 입장에서 일단 IPO에 참여해 평균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코스닥벤처펀드를 비롯한 신주 수요에 비해 상반기내 IPO를 준비하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아 흥행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파워넷을 비롯해 다음달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이리츠코크렙·아이큐어 등의 IPO가 예정돼 있다. 파워넷은 지난 24~25일 진행한 수요예측을 토대로 공모가를 확정한 후 오는 29~30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파워넷은 전력변환장치(SMPS)제조업체로 삼성전자·코웨이·한화테크윈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자동차 전장,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인버터 등 신사업 영역에서의 매출이 가시화될 예정”이라며 “사물인터넷(IoT) 시장성장 및 융복합화에 따른 SMPS 적용 등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18년형 삼성전자 퀀텀닷TV 단독 수주 등으로 고부가제품이 확대되고 HP 신형 복합기 300만대 등의 신규 수주가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100억원 규모의 공모 자금은 베트남·인도 등 신규 해외공장 설립과 자동화 및 추가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시설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다.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업체 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다음달 11~12일 수요예측에 돌입하며 신약 개발과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이큐어도 다음달 20~21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코스닥시장 상장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부동산투자신탁 이리츠코크렙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다음달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박종선 팀장은 “다음달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도 코스닥벤처펀드 덕에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하반기 툴젠·카카오게임즈 등 기대주들이 등장하면 공모 시장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