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 나란히 배치된 인공기와 성조기는 이질감이 없었다. 한번도 상상해본적 없는 그림이었기에 북한과 미국 국기간 묘한 ‘케미’에 신기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다르면서도 비슷한 두 국기 앞에서 처음으로 마주섰다. 북미 현직 정상으로는 유례없는 역사적 만남의 순간이었다. 두 정상은 묘하게 어울려 섞여있는 인공기와 성조기와 마찬가지로 첫 만남에서 의외의 케미를 연출했다. 서로를 ‘로켓맨’과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칭했던 둘의 첫 만남이었지만 합의문에 서명 뒤엔 “성격 좋고 재능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북한과 협상에서는 ‘믿지마라. 그러므로 검증하라(Do not trust, therefore verify)’는 말이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날의 만남으로 북미는 지금까지의 원칙을 불신의 장이 아닌 신뢰의 장에서 새로 쓴 셈이다. 이제는 북미간 협상의 공식이 ‘먼저 믿어라. 그리고 시험하라(Trust first, and then test)’로 옮겨가야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타당해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