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공기와 성조기 앞 마주선 트럼프와 김정은

  • 등록 2018-06-13 오후 5:33:41

    수정 2018-06-13 오후 5:33:4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첫 만남을 갖고 있다.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빨간색과 파란색과 하얀색, 그리고 별.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 나란히 배치된 인공기와 성조기는 이질감이 없었다. 한번도 상상해본적 없는 그림이었기에 북한과 미국 국기간 묘한 ‘케미’에 신기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다르면서도 비슷한 두 국기 앞에서 처음으로 마주섰다. 북미 현직 정상으로는 유례없는 역사적 만남의 순간이었다. 두 정상은 묘하게 어울려 섞여있는 인공기와 성조기와 마찬가지로 첫 만남에서 의외의 케미를 연출했다. 서로를 ‘로켓맨’과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칭했던 둘의 첫 만남이었지만 합의문에 서명 뒤엔 “성격 좋고 재능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역사적인 만남을 숨죽이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합의문이 공개되자 정작 새로울 것이 없다며 돌아섰다. 사실은 나란히 선 인공기와 성조기 같은 상징적인 장면만으로도 이날 이후 북한과 미국은 완전히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것인데도 말이다.

북한은 이날 국제 외교무대에서 상대와 동등한 국가의 모습을 연출하면서 정상국가로 나아가는 첫 발을 뗐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서명을 한 장면도 그렇다. 1994년의 제네바 합의, 2005년 9·19 공동성명, 2012년 2·29 합의 등 앞선 북미간 비핵화 합의에서 최고지도자의 직접 서명이 이뤄진 적은 없다. 새로울 것 없어보인다는 합의 내용이지만 그것을 공인하는 수준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까지 북한과 협상에서는 ‘믿지마라. 그러므로 검증하라(Do not trust, therefore verify)’는 말이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날의 만남으로 북미는 지금까지의 원칙을 불신의 장이 아닌 신뢰의 장에서 새로 쓴 셈이다. 이제는 북미간 협상의 공식이 ‘먼저 믿어라. 그리고 시험하라(Trust first, and then test)’로 옮겨가야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타당해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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