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맞은 어린 왕자, 끝나지 않은 童心여행

출간 60주년 맞아 전세계 생텍쥐페리 재조명 열풍
패션쇼·기념시계 제작… 수익금은 불우이웃 도와
  • 등록 2006-05-02 오전 11:48:58

    수정 2006-05-02 오전 11:48:58

[조선일보 제공]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곳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라고 속삭이는 ‘어린 왕자’가 올해로 회갑을 맞았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가 온 세상의 어른과 어린이를 위해 쓴 책 ‘어린 왕자’가 출간 60주년을 맞은 것. 1946년 프랑스의 명문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160여개 언어로 번역돼 모두 8000만부나 팔렸다. 프랑스에서만 1100만부가 나갔고, 지금도 매년 25만~30만부씩 독자들이 사간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어린 왕자’ 60주년 문고본 특별판이 나왔고, ‘어린 왕자’ 연극과 무용 공연이 열렸다. ‘어린 왕자’ 쇼는 연중 내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작가로서 생텍쥐페리를 더 이상 새롭게 조명할 거리가 없다 보니, 책 ‘어린 왕자’에 “삽화를 남긴 화가로서” 생텍쥐페리를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오는 9월 처음으로 생텍쥐페리의 모든 미술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시회가 두 달 동안 열린다. 갈리마르 출판사는 이미 생텍쥐페리의 그림들을 집대성한 376쪽짜리 화집을 냈다. 작가의 그림 500점이 실렸는데, 절반 이상이 미발표작이다.



생텍쥐페리를 ‘화가’로 조명하는 게 전혀 생뚱맞은 일인 것은 아니다. 소설 ‘어린 왕자’는 이야기에 앞서 주인공 초상화부터 탄생했다. 1943년 미국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 도중 생텍쥐페리는 식탁보에 금발 머리 소년을 심심풀이로 그리기 시작했는데, 동석했던 미국인 편집자는 서슴지 않고 그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 한 편을 쓰라고 권했던 것. 또한 화가를 지망했던 생텍쥐페리의 그림 솜씨를 빼놓을 수도 없다.

프랑스에는 ‘어린 왕자’ 이름을 딴 구호 단체도 있고, 생텍쥐페리의 소설 ‘야간 비행’도 구호 단체 이름으로 사용 중이다. 그래서 오는 12월 ‘어린 왕자’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무대가 열린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이 ‘어린 왕자’에게 어울릴 새 의상 작품을 전시하고, 경매에 부친 뒤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쓴다.

스위스 시계회사 IWC는 생텍쥐페리가 비행사였던 점에 착안해, 그의 얼굴이 새겨진 직업 비행사용 고급 시계 1931점을 한정 제작했다. 1931점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야간 비행’이 발표된 1931년을 가리킨다. 1930점은 일반 판매하지만, 백금으로 특별 제작한 한 점은 경매에 부친다. 수익금은 아르헨티나의 불우 아동을 돕는 구호 단체 ‘야간 비행’에 기증한다.

‘어린 왕자’가 지난 60년 동안 전세계에서 8000만부나 팔리면서 사랑 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작가는 생전에 수첩에 이미 그 답을 써놓았다. “우리는 어린 나이에 신(神)에게서 쫓겨났기 때문에, 일생 동안 외로운 아이들로 살면서 서로 치고 받아야만 한다.” 결국 그 ‘외로운 아이들’인 인류는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영원한 동심의 낙원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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