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기업으로 나라 돕게 해주세요" 총리 만난 중견기업인 바람

李총리, 4일 총리공관서 중견련 회장단과 '막걸리 회동'
중견기업인들, 최저임금 등 노동현안 애로 전달… 총리 "공감한다" 화답
  • 등록 2018-12-06 오전 10:42:24

    수정 2018-12-06 오후 6:13:45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정치를 잘못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일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배고파지는 것은 용서하지 않습니다. 기업가들이 기업으로 국가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중견기업인 간담회’에서 한 중견기업 대표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꺼낸 진심 어린 한 마디다. 이날 간담회는 이 총리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단을 총리공관으로 초청, 막걸리를 마시며 여러 의견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지난달 ’제4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던 이 총리가 당시 중견기업인들에게 ‘막걸리 회동’을 제안하며 성사된 행사다.

중견기업인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 총리에게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꺼냈다. 각종 규제 문제는 물론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환경을 옥죄는 각종 노동현안들을 거론했다. 이 총리도 현 상황을 알고 있는만큼 중견기업인들 이야기 하나하나를 신중한 자세로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참석했던 한 중견기업 대표는 “개별 기업들의 애로사항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현재 경영에 압박을 주는 요소들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며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대해선 이 총리가 직접 ‘속도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일부 중견기업 대표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며 이 총리에게 전반적인 인식 변화를 부탁하기도 했다. 중견기업 한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청와대 오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며 “국민들 입장에선 정치를 잘못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다시 배고파지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업인들이 기업으로 나라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총리께서 잘 봐달라”고 말했다. 수십년간 ‘한우물’을 파면서 가업을 키워온 중견기업인들의 진심 어린 요청이다. 이에 이 총리 역시 “대표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이 총리가 이처럼 중견기업인들과 직접 막걸리잔을 맞대며 격의없는 자리를 가진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한 중견기업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한국경제 허리’에 해당하는 중견기업들이지만 그간 중소기업 정책 등에 밀려 눈에 띌만한 정책 추진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책 추진 대상에서 중소기업에 밀리고, 순식간에 대기업과 함께 규제의 대상이 돼 버리는 중견기업의 현 상황은 많은 중견기업인들의 성장 의욕을 꺾어버리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이에 이 총리는 직접 중견기업인들을 감싸안으며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 등을 당부하는 등 중견기업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견기업계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행사에 참석한 중견기업 대표들은 이 총리에 대해 “유머와 위트가 있고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았다”며 “중견기업에 대한 협조와 지원을 약속했다”고 만족해 했다. 중견기업인들은 행사 다음날인 지난 5일 아침 이 총리로부터 ‘깜짝’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기업인들의 의견을 잘 받들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다. 중견기업인들은 “이 총리가 당일 예정된 KTX 시간까지 연장하며 중견기업인들과의 소통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을 받았다”며 “이날 분위기처럼 향후 중견기업인 정책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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