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비생산적인 지출을 20% 가량 삭감하고 국가 외환시스템을 정비하는 노력도 함께 시행 중이다.
브렌트유 가격이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베네수엘라 독재 정부가 바빠졌다. 원유는 베네수엘라 수출 수입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즈는 “(유가 하락으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6.2% 축소되고, 인플레이션은 내년 120%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베네수엘라 경제가 1%대의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금난과 경제 위축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찾은 곳은 일단 중국이다. 지난 주 로돌프 마르코 베네수엘라 재무장관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다음으로 이란,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도 접촉하고 있다. CNBC는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빌려 “베네수엘라가 도미니카공화국과 자메이카의 채권을 헐값에 팔기 위해 골드만삭스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18세기에 체결된 페트로카리브 협정에 따라 17개국 인접 국가에 싼 가격으로 원유를 공급해왔다. 받지 못한 원유 대금을 헐값에 골드만삭스에 팔면, 골드만삭스는 이를 채권으로 바꿔서 투자자에게 판매하게 된다.
한 전문가는 “부채를 상당히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어 은행으로선 큰 이익을 챙기게 되는 데다 빚을 너무 오랫동안 갖고 있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이날 외환보유액에 외국 통화 뿐 아니라 다이아몬드, 기타 금속, 보석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남미는 지난 3년 동안 외환보유액 감소 논란에 시달려왔다. 그 만큼 채무 지급능력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왔다. 베네수엘라도 외환보유액을 지켜보는 해외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CNBC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나이지리아가 OPEC 감축 실패에 따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는 원유 가격 하락에 따른 국민 불안이 커지면서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유가 하락으로 쿠테타를 경험한 바 있다. 나이지리아는 매년 평균 7억달러 가량 원유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나이지리아 통화인 나이라는 올해 1달러당 180나이라에서 내년엔 190나이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출 삭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다 세율 인상까지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