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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교 4곳 설립…한적한 관광지→엘리트교육 중심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자녀를 서구나 다른 아시아에 있는 학교 대신 제주도 국제학교에 진학시키는 한국과 중국 부유층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기 관광지였던 제주도가 교육 특구로 변신한 것은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대정읍의 농경지 940에이커(3.8㎢, 115만평)를 국제교육의 허브로 꾸미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라고 FT는 전했다. 국제학교 유치 등을 위해 쏟아부은 돈만 15억달러를 규모였으며, 영국 노스런던칼리지에이트스쿨(NLCS), 여자 국제학교인 브랭섬홀아시아 등 프리미엄 국제학교 4곳이 들어섰다. 특히 NLCS제주는 NLCS가 외국에 설립한 첫번째 국제학교다. 제주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두바이에도 진출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가로 2개 학교와 사전협약을 맺은 가운데 4개 국제학교에 약 46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국제학교의 학생들은 대다수 한국인이지만 중국 유학생이 10%, 몽골·미국·호주·유럽에서 온 학생도 5% 정도 된다.
안전한 환경·높은 교육 수준에 ‘엄지척’
문대림 JDC 회장은 “우리는 제주를 동북아의 교육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홍콩과 싱가포르에 비해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아름다운 자연과 안전한 환경이다”라고 강조했다.
얀보 리씨도 “제주도 학교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고, 야외활동도 아주 훌륭하다”면서 특히 “제주도는 안전하다”고 동의했다. “제주도가 홍콩과 싱가포르보다 넓지만 인구와 교통량은 더 적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다이빙, 스노클링, 승마와 같은 활동도 즐길 수 있다.
FT는 제주 국제학교의 성공으로 한국의 외화 유출과 가족의 분열도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일명 ‘기러기 아빠’가 줄었다는 이야기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해외 초중고로 진학하기 위해 떠나는 유학생이 2006년 2만9511명에서 2019년에는 8916명으로 급감했다. 제주 국제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대거 늘어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제학교 붐은 지역 부동산의 경쟁적인 개발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낳았다. 이 지역 최고급 빌라들은 30억~100억원을 호가해 서울 강남지역의 고급 아파트보다 비싸다.
대정읍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국제학교의 영향으로 이곳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며 “최근 2년간 아파트 값이 60~70% 올랐다”고 전했다.